먹구름 짙어지는 미디어광고시장
먹구름 짙어지는 미디어광고시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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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광고집약도 사상 최저치… 구조적 악재탓
전문가 "예산 집행 선순환 구조 확립 급선무"

언론사의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광고다. 그러나 미디어광고시장에 계속해서 먹구름이 끼어 있다.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광고집약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광고집약도란 광고비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옴니미디어시대 방송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국내 광고집약도는 1996년 1.22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계속해서 줄어들어 지난해 0.68까지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저치 기록이며 미국(1.3), 일본(0.9)에 비해서도 낮다. IMF구제금융 사태 당시인 1998년의 0.70보다도 악화됐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2003년 카드채 사태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 외부적 요인도 있었으나 국내 광고비를 줄이는 것이 기업들의 추세라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화'와 관련이 있다. 기업들이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무역의존도는 올라가는 것에 반비례해 국내 광고시장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1991년 48.6%에서 2009년 82.4%로 증가했다. 반면 광고집약도는 같은 기간 1.03에서 0.68로 하락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광고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집중하면서 광고비도 주로 해외에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가 활발한 소비재보다는 전자, 중화학 등 대형 업종 중심인 국내 산업구조도 광고시장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내수시장의 지속적 침체도 악영향을 준다. 국내 소비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광고주들은 광고를 늘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적 악재를 극복하려면 국내 광고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91년 SBS 개국이나 1996년 케이블TV 등장으로 광고시장 규모가 커진 사례를 들어 "외환위기 등 대형 경제위기가 없다는 전제 아래 중간·간접광고 도입 등 광고시장 규제완화, 종편사업자의 등장은 광고시장 성장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낙관적으로 계산할 때 2020년 광고집약도는 0.78까지 호전되리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광고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규제완화나 새 방송사업자의 등장으로 광고시장이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규제가 풀리고 종편이 개국하더라도 경기가 획기적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광고비를 신규로 늘리는 기업은 일부 중소기업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광고 집행 선순환 구조'의 확립이 선결 과제라는 것이 광고주들의 주장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을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기업 광고 전문가는 "대부분 기업이 광고 효과 여부보다는 언론사와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광고를 하는 실정"이라며 "언론계 M&A 등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매체 난립 현상을 수습하는 등 시장 정상화가 선행되고 매체력을 기준으로 광고예산이 집행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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