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가격 '들썩'숙박업소 콘돔 사재기
천연고무 가격 '들썩'숙박업소 콘돔 사재기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11.0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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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편의점 등 매출 급증… 추가 주문 분주
증평 유니더스 주가 강세에 생산 확대 주력

최근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 콘돔 가격이 뛸 것이라는 전망 속에 모텔 등 숙박업소와 유흥가를 중심으로 콘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또 국내 유일의 콤돔 생산업체인 증평의 (주)유니더스 주식도 강세를 보이는 등 콘돔 관련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콘돔 사재기 기승

숙박업소가 밀집된 청주 가경동 터미널 인근의 한 약국은 1주일에 10개들이 2~3통 팔리던 콘돔이 최근 들어서는 하루에만 30통이 팔려 추가 주문을 했을 정도다.

인근 대형마트나 편의점도 콘돔 매출이 한 달 새 크게 늘었다. 청주 하복대의 한 편의점 운영인은 "보통 모텔에서 콘돔을 사가는 경우가 드문데, 요즘은 모텔들이 박스째 사 가고 있다"며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발길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한 모텔 관계자는 "일회용품세트 안에 콘돔이 포함돼 별도로 사지는 않지만, 세트를 제공하는 업체에서 가격 상승에 대비해 콘돔을 대량으로 샀다"고 전했다.

이처럼 때아닌 콘돔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천연고무 가격이 크게 올라 내년부터 콘돔 가격이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전문생산업체 유니더스 분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RSS3'로 불리는 고무 벤치마크 가격은 지난주 방콕 거래소에서 킬로그램(kg)당 4.05달러에 거래됐다. 싱가포르에서도 12월물 RSS3는 지난달 25일 4.05달러를 찍었다.

고무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kg당 1달러까지 떨어졌으나 2009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올해 들어 4달러를 돌파했다. 고무값 상승은 주산지인 동남아시아의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악화 때문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고무제품 수요가 차츰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국내 콘돔시장의 40%가량 점유하고 있는 증평의 유니더스는 하반기부터 빠르게 원료값이 상승하면서 입찰시장에서 가격을 추가적으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콘돔 제조 및 판매업체인 유니더스 윤민근 관리부장은 "올초 수입 때 1kg당 1970원 하던 천연고무가 9월 기준으로 80% 이상 급등해 2690원에 달했다"면서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콘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재 값이 올라 가격이 일정 부분 인상됐음에도 판매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0~20% 이상 증가했다"며 "아무래도 사용 빈도가 높은 숙박업소가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사재기하는 경우가 많아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 4, 5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올해도 지난해 정도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니더스는 USAID(John Snow, Inc)와 지난달 65억원 규모의 콘돔(Male Latex Condom Plain 53mm/49mm)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28.30%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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