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기관의 인력관리에 상생은 있는가
지역의료기관의 인력관리에 상생은 있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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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최현식 <주성대학 보건행정과 교수>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온의 하강은 한 해를 정리해야 한다는 마음의 조급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과실의 추수가 마무리 되듯 각급 학교별 고학년들은 진학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원서접수를 시작했을 것이다.

대학 졸업예정자의 경우에는, 진학과 취업이라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자신이 선택한 방향으로 인내하며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속한 학과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구실로 의료기관 인사담당자들의 추천의뢰가 늘어나고 있다.

충북지역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동향은 대학의 분야별 학과정원에 연동될 것이다. 특히 충북의 취업동향은 수도권의 산업동향 및 취업분야 선호도와도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국적, 지역적 미래 산업의 변화추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수년간 지역 대학의 입학정원 조정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보건계열의 신설을 들 수 있다. 지역의 대학들은 경쟁적으로 보건계열 학과신설에 매진하였으며, 유치에 성공한 보건계열 신설학과는 당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입학경쟁률 및 등록률을 제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곤 했다.

지역적으로도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과 추진과정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돼 지역민들 사이에서 전문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관심도와 선호도는 제고되고 있으며 민선 5기의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육성계획에서도 의료서비스를 한 축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러한 관심과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지역의 의료시설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질적 수준은 전국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의료기관의 인력에 대한 처우와 관리체제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일반 기업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지역의 종합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은 우수한 지역대학의 보건계열 졸업생들이 지역 의료기관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지역대학 입장에서도 인사관리 문제로 인해 양질의 졸업생들을 지역 의료기관에 적극 추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의 의료기관 근무조건과 인력관리측면에서 수도권과 지역 의료기관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보이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과거 의료기관은 의료인에 의해 의료기관의 인지도와 수익성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의료인을 중심으로 경영되어 왔다. 하지만 현대의 의료기관 경영은 환자들이 치료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첨단의료장비의 확보정도, 의료행정의 첨단화 및 직원들의 친절도 등 의료서비스를 의료기관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어,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으로 전환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환자중심경영의 핵심은 내부만족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마케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정책적으로 추진할 경영진의 의식전환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급여를 주고 고용하는 것이 아닌 상생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인력관리체제의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역의료기관의 질적 수준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충북도의 바이오밸리 정책이 오송이란 한정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국가적 연구개발 수준 및 인프라 구축 경제적 가치 창출로 국한될 수 있다. 실질적인 충북도의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한 도민의 건강증진을 이룸과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메카로서의 입지에 부합되는 의료기관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정책수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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