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간 불꽃경쟁 예고
대형 유통사간 불꽃경쟁 예고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10.17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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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청주산단 등 자매사 많아 '탄탄'
고용승계 다행… 지역 상권에 긍정적

전문 스포츠브랜드 중심 경영 나설듯

순수 향토자본으로 설립된 흥업백화점이 문을 연지 20년만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됐다. 오픈 후 불과 4년만에 부도를 내고 무려 12년동안 법정관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흥업백화점이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지역 유통도 변화를 맞게 됐다.

흥업백화점은 지난 15일 (주)LS네트웍스와 인수대금 120억원에 고용승계 100% 조건으로 하는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 지역 유통의 '풍운아' 흥업백화점

흥업이 이처럼 LS그룹의 계열사인 LS네트웍스에 인수됨에 따라 20년동안의 파란만장했던 지역 유통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할수 있다.

흥업백화점은 지역 자본인 전 흥업상호신용금고의 박태순회장에 의해 지금의 자리에서 지난 91년 문을 열었다. 청주 진로백화점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양대 백화점으로 초창기 빠른 성장을 했으나 자금난으로 불과 4년만인 지난 95년 8월 부도를 내고 말았다.

백화점 부도는 자금 공급원이었던 계열사인 흥업금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외환위기 때 금고마저 문을 닫는 등 80년대 성안길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했던 박 회장의 흥업은 사실상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그나마 흥업이란 명맥을 이어오던 백화점은 지난 98년 지역사회의 도움속에 유통업 최초로 법정관리에 들어가 힘든 여건에서도 문을 닫지 않고 줄곧 지역 유통을 지켜왔다.

10년간의 법정관리 종료후 경영평가를 통해 또다시 법정관리 5년연장을 법원으로 부터 이끌어내는 등 법정관리 사상 최초로 연장 기업이 되는등 이색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부도 당시 정규직만 200여명에 달하던 흥업은 현재 직원이 20명으로 줄어드는 등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 백화점 경영 전망과 성안길 변화

이번 투자계약을 통해 백화점은 경영정상화에 빠르게 나서게 됐다. 우선 직원들의 고용문제가 해결돼 다행이다. 정규직은 얼마되지 않고 있으나 계약직과 판매사원 등 종사자는 300여명 가량에 달한다. 직원승계가 어느 정도 약속돼 그동안 고용불안 문제는 떨칠수 있게 됐다.

일단 LS측이 어떤 영업방식을 취하느냐가 관건이다.

백화점 영업을 해보지 못했던 LS는 기존 매장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주력인 스포츠전문 브랜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스펙스 등 전문 스포츠브랜드를 갖춘 LS네트웍스는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와 유통·부동산 투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흥업을 인수했다.

아마도 백화점 업태를 유지하면서 전문 스포츠매장의 강화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스펙스를 비롯 아웃도어 명품인 '몽벨', 기능성 생활 아웃도어인 '잭울프스킨', 기능성 운동화 '스케쳐스' 등이 주력 상품이다.

기존 백화점 브랜드들은 장사가 되는 브랜드로 대거 교체될 수 밖에 없다. 대대적인 MD개편과 건물 리모델링 등도 예상된다. LS로 정식 오픈은 법원의 절차가 남아 있어 연말말까지는 불가능하고 내년 구정 전후로 보고 있다.

LS는 청주권을 중심으로 상당한 잠재고객을 확보해 영업조건은 좋다. 청주산단내 LG계열사와 LS산전등 자매사들이 대규모로 위치해 있어 지역내 기반이 탄탄하다.

따라서 연간 600~7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인근 롯데영플라자와의 경쟁도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안길 기존 상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의 한 인사는 "청주백화점을 롯데가 인수할 때와 달리 흥업은 백화점 다운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성안길 활성화에 부담이 됐던 곳이라는 평가도 있다"며"대기업 인수에 따른 다양한 고객 유발효과가 있어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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