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3D 멜로 영화 ‘나탈리’를 연출한 주경중(51) 감독이 5일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제작 배경을 밝혔다.
당초 주 감독의 첫 3D 기획영화는 150억원이 투입되는 ‘현의 노래’였다. 하지만 3D 영화 제작경험이 전무한 현실의 벽에 막혀 일단 보류키로 했다. 이어 메가폰을 잡은 것이 ‘나탈리’다.
주 감독은 “3D 카메라가 한 대도 없다는 한계에 부딪히는 등 최초로 3D 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매일, 매 컷 하나가 새로운 테스트이자 도전이었다”면서도 “즐거운 도전과 경험이었다. ‘나탈리’를 시작으로 한국의 3D 영화가 무한이 발전하리라 자신한다”고 전했다.
영화는 베일에 싸인 조각상 ‘나탈리’의 모델이었던 여자 ‘오미란’(박현진)를 둘러싸고 그녀를 예술적 동반자로 사랑한 조각가 ‘황준혁’(이성재)과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한 평론가 ‘장민우’(김지훈)의 엇갈린 사랑의 기억을 담았다.
차고 넘치는 주 감독의 자신감은 홍콩과 싱가포르, 타이완 등지에 이 영화를 20만달러 규모로 선판매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특히 홍콩 3D 스크린에서는 25개관 개봉이 예정돼 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계약을 진행 중이다. 또 인도의 영화제에도 초청받은 상태다.
주 감독은 “마르코 뮐러 베니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를 보고 ‘정말 대단히 섹시하고 인텔리전트한 영화’라고 평가했다”면서 후반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출품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수천억원의 돈이 들어가지 않아도 20억~30억원의 제작비를 가지고 충분히 3D 입체효과를 구현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감독은 ‘현의 노래’에서 ‘우륵’으로 캐스팅 된 이성재(40)와 신인 박현진(28)이 수위 높은 베드 신을 소화해준 것에도 고마워했다. “사실 이성재가 이 영화를 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베드 신, 섹스 신을 본다면 이미지가 깨질 수 있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했는데 시나리오를 가져간 지 2시간도 안 돼 하겠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성재는 “영화 ‘색계’에 버금갈 정도로 적나라하다”면서 “박현진보다 선배라서 서툴게 할 수 없어 매번 베드 신을 한 배우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고백했다. “연기를 할 때 전체적인 황준혁에 빠져있어 영화를 보고 나면 베드 신이 크게 생각 안 날 것이고,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박현진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자연스럽고 편하게 웃으면서 잘 했다”고 공을 돌렸다.
박현진은 “베드 신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첫 주연배우로 어떻게 연기를 잘해나갈 것인가하는 고민이 컸다”면서 “가능성을 믿어주고 주연을 맡기는 게 도박인데 감독이 원하는 만큼 잘했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성재는 “밀도 깊은 한 편의 멜로드라마를 하고 싶을 때, 마침 작은 영화지만 세 번 정도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벅찬 느낌을 받았다”면서 “길지 않은 촬영 기간이었지만 깊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영화에 몰입했다.
박현진은 “사랑에 빠진 모습과 예술을 사랑하는 무용학도, 또 한 아이의 엄마인 여자가 자신의 삶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있었다”면서 “또 젊은 여인으로 두 남자 모두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며 오디션을 통과해 여주인공을 따낸 것에 만족을 표했다.
전체를 3D 이모션 촬영한 영화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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