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읽을 만한 책
연휴에 읽을 만한 책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9.1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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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장소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싫다면 마음의 양식을 쌓는 연휴로 만들어보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도 좋고, 역사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보는 것도 독서가 지닌 매력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대청마루에서 아이의 글읽는 소리가 정겹게 느껴지는 가을. 그 정겨운 운치를 마음에 들이고 사색과 독서로 즐겨보자.

◈ 등단 50년, 시로 견딘 고독

마종기 에세이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가 듣고 싶으면 마종기 시인의 에세이집을 권하고 싶다. 따뜻한 서정의 눈길로 써온 시인은 오래도록 가슴 훈훈하게 만들어 주는 시편을 보내왔다.

시인 마종기씨가 등단 50주년을 맞아 에세이집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를 펴낸 것이다.

마 시인은 지난 50년 동안 발표한 시 가운데 50편을 고르고, 각각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시인의 사색과 경험을 들려준다.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았지만 시인이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던 조국은 '당신'의 시인의 그늘이 빛이 되었다.

일찍 세상을 등진 아버지와 동생, 첫사랑까지 수많은 당신을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에서 만날 수 있다.

50여편의 시에 에세이로 첨언하고 있는 글은 의사로 발을 들여놓으며 겪었던 일상과 자연인으로의 삶의 경험들이다.

시 '정신과 병동'에선 환자를 대하며 의사와 환자의 경계에 서 있는 자신을 들여다 본다.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은 수련의 시절을 거치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

◈ 조선시대 책 읽어주는 남자


이화경 두번째 장편소설 '꾼'

재미와 흥미, 역사의 단면을 보고 싶다면 이화경 소설 '꾼'을 추천한다. 사랑이 테마이지만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욕망과 삶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 '꾼'은 타고난 말 재주로 이야기 왕이 되고자 했던 한 사내의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조선 정조 시대를 무대로 이야기 하나로 조선 팔도를 누빈 김흑은 종의 아들로 태어난 시대의 불운아다.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별난 인생들을 구구절절 쏟아내는 그는 다층의 사회를 그려내는 붓길이기도 하다.

이화경 소설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꾼'(부제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은 세밀한 문체로 사람과 삶과 이야기에 대한 내밀한 욕망을 파헤친다.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대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치고 그 위에 인간의 욕망을 덧입힘으로써 이야기에 생애를 바친 '꾼'의 세상을 그려냈다.

살아가면서 쓰고, 달고, 시고, 짠 인생의 맛이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소설은 중첩된 구조로 복잡한 인생살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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