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박완희 <(사)두꺼비친구들 사무국장>요즘 날씨를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 아열대기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여름의 폭염과 3, 4일마다 내리는 폭우는 이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2010년 여름을 '지구의 미래'라고 이야기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일어난 1000년 만의 최악의 더위는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200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파키스탄의 대홍수는 기온이 높아지면서 인도양 해상의 공기가 더워져 많은 양의 수분을 머금게 되면서 벌어진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도 건조한 서부지역은 더욱 건조해지고, 동부지역은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2010년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기부변화의 양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의 영향으로 지구상의 많은 야생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으며, 그중 양서류의 멸종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은 비슷하다.
그동안 양서류와 기후변화와의 관계에 대해 국내에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올해 7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우리나라 기후변화 지표생물 100종을 선정하면서 이후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 질 예정이다. 기후변화 지표생물 중에 양서류로는 북방산개구리와 맹꽁이가 포함되어 있다. 각 지역별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청주, 청원권 일대는 우리나라 양서류들이 가장 다양하게 살아가는 지역이다. 서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금개구리가 미호천 일대에 서식하고 있으며 강원권에서 주로 서식하는 물두꺼비와 계곡산개구리가 한남금북정맥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허파가 없는 도롱뇽으로 주로 미국에 서식하며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이끼도롱뇽이 가덕면, 문의면, 미원면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양서류가 살아가는 지역도 흔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청주는 두꺼비생태공원이 있으며 성화동과 율량동에는 맹꽁이생태공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네와 싸워 이긴 두꺼비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 바로 청주 오근장, 청원 오창 일대라고 하는데, 이는 예전부터 청주, 청원이 양서류가 살아가기 적합한 곳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이러한 문화적, 생물학적 접근을 통해 우리는 이 도시의 녹색가치를 찾아 나가야 하며 이러한 생태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양서류가 살아가는 도시가 곧 생태도시, 녹색도시가 아닐까. 그래서 감히 전국에 내놓을 만한 우리지역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기후변화 양서류생태원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그것도 자연환경이 그대로 살아 있는 농촌이 아니라 회색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는 도심에 만들자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대규모 식물원은 여러 곳에 있다. 함평에는 나비생태원이 있다. 감히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던 시기에 함평 사람들은 생태자원인 나비를 활용한 생태관광의 발상을 하였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함평은 친환경 도시라는 이미지를 함께 얻게 되었으며 전국적으로 성공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변화 양서류생태원은 녹색수도를 지향하는 청주의 상징과도 부합한다. 녹색도시의 생물자원 기반이 될 수 있다. 즉 양서류가 살아가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물과 숲이 함께 보존 또는 복원되어야 한다. 즉 생태네트워크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 방향을 기후변화 양서류생태원을 통해 구현해 낼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 산란하는 개구리, 먹이활동을 하는 개구리를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생태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리 된다면 택지개발 과정에서 생태환경을 복원해 낸 두꺼비생태공원과 연계하여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주시가 기후변화 양서류생태원 조성에 적극 나서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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