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개천에서 용나기
2010년 개천에서 용나기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9.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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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교통상부가 특채 공모에 지원한 유명환 장관 딸이 합격할 수 있도록 노골적인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별 인사감사를 벌인 행정안전부는 6일 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외교부가 유 장관 딸이 특채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합격시키려고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 장관 딸의 특혜 사건으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없다"였다. 집안 배경이나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이 성공할 수 있는 밑천은 오직 '노력'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지 어른들은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지방대학에 다니면서 장학금을 타기 위해,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유 장관 딸의 특혜 합격 사실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매년 발표되는 명문대학 합격자 비율에서 서울 강남이나 대치동에 거주하고 부모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의 학생 진학률이 높게 나오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여전히 소수지만 명문대를 진학한 학생을 학교의 보물처럼, 지역인물을 배출한 것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2010년의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외무고시와 행정고시 등 민간 전문가 특채 비율을 50%까지 늘리는 내용의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는 모습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용이 나던 개천까지 막는 정책이 아닐까 하는 우려감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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