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사고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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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의 위기시대 위기관리론
이재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현대도시는 편리한 주거공간과 인공적인 도시기반시설인 수도, 전기, 가스, 통신, 도로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질적 풍요라는 양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양지는 사고와 재난을 초래하는 음지와 병존하고 있다.

즉 우리의 일상에서는 교통사고, 가스폭발, 대형화재사고, 단전, 단수 등의 사고가 거의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음지는 현대사회의 급격한 사회경제적 발전의 부작용과 인간의 의도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행위의 결과로 파생된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도시형 인적 재난의 발생은 우리가 비정상적인 재난으로부터 엄청난 충격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학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비일상적 재난이나 사고에 대해 우리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미리만 알았다면 사회 구성원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삶을 정상적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위기관리와 관련해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오해가 있다.

먼저, 위기관리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다. 이러한 사후 대응 위주의 위기관리는 사고 처리 수준의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위기를 예방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오히려 위기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언제나 위기를 예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또 다른 오해는 위기가 단순히 실수나 기술적인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위기는 애초에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부재하거나 위기 발생 이후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 실제 위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엊그제 청원군의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상수도관 파열로 오창읍, 내수읍, 북이면 등 1만여 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사례를 들 수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가압펌프장의 급수 모니터와 송수관을 연결하는 부분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졌으며, 이 사고로 수만 톤의 물이 흘러나와 가압펌프장에 약 1m가량의 물이 고여 수돗물을 공급하는 모터 11기가 물에 잠겼다고 한다.

이 자체는 현대 도시사회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도 있는 종류의 사고라는 데 대해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25일 오후 8시 30분으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가 될 때까지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데 있다. 10시간 이상 동안 이 지역 주민들은 밤새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생활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는 다음 날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을 지나서야 텔레비전 방송자막을 통해 양해를 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위기는 피할 수 없는 반면에 관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강조된다.

위기 상황에 대한 장악력(control)과 배려하는 마음(compassion)이 그것이다.

위기관리는 항상 위기 상황을 장악하려고 시도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관련된 사람들의 참여 없이는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위기관리의 장악력 측면만을 강조해 온 경향이 있다.

진실로 주민들의 참여와 이해,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자치단체와 주민 사이의 상호 이해와 협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의도와 제도도 무용지물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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