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살리기 vs 식수원 죽이기
한강 살리기 vs 식수원 죽이기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0.07.1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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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별곡지구 "충주호 수위 기준미달" 오탁방지막 설치 외면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한강살리기 16공구(별곡지구) 사업장이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고 하천부지 성토공사를 벌이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이 사업장은 수도권 상수원인 남한강에 인접해 있어 시민들의 식수원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남한강변 별곡지구는 현재의 터를 138m~141m(EL)로 높이는 성토공사다.

지난 3월 착공한 이 공사는 오는 2012년 12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공업체는 하천변에서 진행되는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충주호 수위가 오탁방지막 설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시공사 측은 충주호 수위가 134m(EL)에 도달했을 때 오탁방지막을 설치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주호 수위가 134m(EL) 이상 오르는 기간은 거의 없다.

지난해 8~9월 장마 직후의 수위도 132m(EL)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시공사는 수위가 차질 않는다면, 오탁방지막 없이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셈이다.

반면 이 현장 인근의 국도건설 현장은 수위에 관계없이 오탁방지막을 설치, 공사를 실행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주민 A모씨는 "남한강 하천 주변에 여러 건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흙탕물이 발생하는 등 남한강 전체가 오염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보가 지난 10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폭 4m가량의 띠를 형성한 흙탕물이 단양군 수도사업소 인근부터 하류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또 강물 바닥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옇게 변해 버렸고 흙탕물이 지나간 구간은 붉은색을 띠면서 퇴적층을 이루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는 "지금의 수위는 128m(EL)여서 설계대로 오탁방지막을 설치할 경우 공사부지 옆 땅 위에 설치해야 한다"며 "수위 차가 2m(EL) 정도라면 설계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겠지만 여건상 설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흙탕물의 시료를 확인한 결과 이 현장에서 발생한 흙탕물이 아니며, 상류에서 흘러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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