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들이 말하는 어머니의 사랑
사제들이 말하는 어머니의 사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5.3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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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어머니는 그래도…' 김수환 추기경 등 18명 이야기 담아
어머니. 평범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말.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마냥 애달프고 그립지만 부르기만 해도 따듯한 위안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말마디일 것이다. 사제들도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 가뭄 끝 갈라진 논바닥처럼 거칠어진 어머니의 손을 만지면 가슴이 뭉클해져오고, 비가 오면 논둑을 달려 우산을 들고 오던 우리네 어머니의 그 모습을 말이다.

2010년 '사제의 해'를 보내며, 우리 시대의 사제들이 어머니에 대한 진한 사랑과 그리움을 풀어놨다.

고 김수환 추기경 외 17명 사제들의 어머니 이야기를 묶은 도서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생활성서사·232쪽·1만2000원). 부제목으로 '사제가 쓴 어머니 이야기'가 붙었다.

고달픈 살림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어린 자식에게 신앙을 심어 준 어머니, 어려운 시절 자식에게 라면을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온가족을 이끌고 상경한 어머니, 사제 아들의 걱정 섞인 푸념에도 끊임없이 당신의 사랑을 퍼 날라 주는 어머니, 방황하는 사제 아들을 위해 밤새도록 뜬눈으로 묵주알을 굴리는 어머니, 아들이 선택한 사제의 길을 극렬하게 반대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누구보다 더 깊은 신앙생활을 하는 어머니.

사제들은 그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던 어머니의 삶이, 지나고 보니 끊임없는 인내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그리고 그런 사랑을 받고 자랐기에 사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했음을 고백하며 책을 통해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어머니의 사랑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서 산과 들을 헤매는 착한 목자의 사랑과 다를 바 없다"고 표현했다.

김인국 신부(청주교구 금천동본당 주임)는 "평생 앉지 못하고 서서 살다시피한 어머니를 알아줄 분은 오직 '서서 돌보시는' 성모님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조환길 주교(대구대교구장 직무대행)는 "눈물로 아들을 신학교에 보낸 후, 그 아들이 주교가 된 지금까지도 늘 잘 살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털어놨다

박완서 소설가(정혜 엘리사벳)는 추천의 글에서 "사제는 인간에 대한 따듯한 사랑과 인간적인 약점에 대한 연민에 있어서 가장 예수님을 닮은 분"이라며 "인성의 바탕에는 어머니의 희생적인 사랑이 있었다는 게 사제를 우러르기보다는 친근하게 느끼도록 해줘서 이 책이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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