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床異夢)
동상이몽(同床異夢)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11.24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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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금란<교육·문화부차장>
충북대학교가 체육진흥센터(가칭) 건립을 두고 시끄럽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벌써 3년째다. 끝났다 싶으면 또 다시 불거지는 이 문제가 이젠 충북대학교 총학생회 선거를 이틀 앞두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기자회견이 열리던 24일 오후 충북대 신학생회관에 모인 학생들은 등록금을 갖고 왜 하필 골프장인지 모르겠단다.

충북대학교 체육진흥센터 건립 반대를 지지한 12개 지역 NGO 관계자들도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NGO 관계자에게 일각에서 곱지않은 시선으로 "시민사회단체가 이젠 대학 문제까지 나서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더니 "타당성도 없고, 구성원 동의도 필요없고,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는 게 마치 4대강사업과 똑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학생들은 체육진흥센터를 건립하기보다는 등록금 인하와 취업난 해소, 장학금 혜택 확대 등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반면 대학 측이 밝힌 추진 이유를 그대로 밝히면 학생들의 교양수업 및 실습기회 제공, 구성원의 체력증진 및 여가선용 등의 장소 제공, 대인관계에 많이 이용되는 수단인 골프를 학생들의 수업으로 제공, 평생교육 차원에서 확대된 강좌개설로 지역주민에게 편의 제공 및 향후 학교수익증대 등이다. 학교 측이 밝힌 이유대로라면 그저 학생을 위한 시설인데 정작 수혜자인 학생들은 싫단다. 왜일까?

사회복지활동가인 아는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자원봉사자들이 수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봉사를 마치고 스스로 만족감에 빠져드는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례로 목욕봉사를 지적했다. 그는 "봉사자들이 수혜자의 몸을 닦아준 후 '얼마나 개운할까'스스로 만족해 기분좋아 한다"며"그러나 몸에 흉터가 있거나 몸상태가 안좋아 목욕을 꺼리는 이들은 목욕보다는 말동무가 필요하다면 자기 중심적인 봉사보다는 수혜중심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졸업을 해도 절반이 백수가 되는 현실 앞에서 학생들의 처지는 절실하다.

그 절실함이 피부로 와닿는 학생들에게 대학 측이 추진하는 체육진흥센터가 어찌보면 '그림의 떡'으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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