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뷰익 야심작 '라크로스' 한인디자이너가 총지휘
GM 뷰익 야심작 '라크로스' 한인디자이너가 총지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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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최근 야심차게 내세운 2010년형 뷰익 라크로스의 디자인을 한인 디자이너가 총지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GM 브랜드 전략디자인실의 노승일 수석디자이너(39 숀 로).

섬세함을 컨셉으로 현대 여성을 겨냥해 제작된 신형 라크로스는 내구력과 디자인의 고급화를 모두 이뤄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 속에 이미 미국 시장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GM은 지난 일년 간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창업 이래 최대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이제 GM은 세계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다는 과거의 자만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철저하게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자동차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GM의 신르네상스를 이끌 디자인 혁신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노승일 수석디자이너와 같은 유능한 한인들이다. 지난 2000년부터 GM과 인연을 맺은 그는 뷰익 브랜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노 디자이너는 2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GM이 아시안 마켓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와 너무 달라졌다. 고객의 취향과 목소리를 듣는 회사로 바뀌었다“고 귀띔한다.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현대차를 요주의 대상으로 꼽고 한국 일본의 경쟁사들의 장점을 과감하게 벤치마킹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최근 들어 뷰익은 아시안 마켓의 판매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때문일까. 신형 라크로스는 클래식 뷰익의 전통을 살린 스타일과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은은한 동양미까지 표현하고 있다.

노승일 디자이너는 “2010년형 라크로스는 디자인 철학을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 차체와 엔진, 모든 기계적인 요소들을 독일 오펠사가 개발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독일 엔지니어링 제품에 최고급의 품질과 아름다운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GM 북동부 지역 담당 캐롤린 노만딘 홍보담당 매니저는 “뷰익 브랜드를 아시안 커뮤니티에 널리 알리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뉴욕을 찾았다”면서 신차를 선호하는 아시아인들의 기호에 어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승일 디자이너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 1996년. 홍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사실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노흥식 씨(74)와 한애자 씨(70)의 2녀1남 중 막내인 그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인도에서 5년 간 살 기회가 있었다.

“그때 초등학교에 막 들어갔는데 1976년형 캐딜락 드빌을 본 거에요. 어린 마음에 정말 멋지더라구요.” 틈나는대로 자동차 스케치를 할만큼 자동차에 푹 빠졌던 그는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 입학,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됐다.

졸업과 동시에 GM에 입사한 그는 지난 봄 셰비 카메로 컨셉카를 디자인해 화제를 모은 이상엽 디자이너와 학교와 직장 동기로 절친한 관계라고 밝혔다. 현재 GM의 한인 디자이너는 약 30명이다. GM의 전체 디자이너 중 15%를 차지할만큼 한인 디자이너의 위상은 상당하다.

한인 디자이너가 미국의 자동차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에 대해 노승일 씨는 “한마디로 실력이 출중하다. 같은 연배의 미국 디자이너들이 상대도 안 될만큼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한인 디자이너는 손으로 꼽을 정도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디자인실의 당당한 주류로 대접받는다. 대학 동문인 구현정 씨와의 사이에 미현(11) 준서(6) 남매를 둔 그는 “100년 역사가 넘는 GM은 70년 이상을 부동의 세계 최고 자동차회사로 군림해 왔다. 고난이 있어야 변화가 있다. 최근의 시련은 GM의 부활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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