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생태도시와 생태공원
청주, 생태도시와 생태공원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10.20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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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숙자 <교육·문화부장>
전국의 환경 관련인들이 모여 환경을 주제로 열릴 녹색포럼이 22일과 23일 청주라마다 호텔에서 열린다. 녹색이란 코드에 발맞춰 진행하는 이번 포럼은 그동안 살고싶은 도시 청주와 자연생태도시 청주라는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청주시가 후원하고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포럼에서는 '녹색수도' 선포식도 갖는다고 한다. 환경과 개발이란 논리에서 날을 세웠던 관계를 생각하면 모처럼의 기관과 민간단체의 협력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19일 포럼 설명회에 함께 자리한 시청 직원과 환경단체 인사들 간에 협력과 견제를 화두에 올린 것을 봐도 두 기관의 협력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견제가 있어야 발전한다며 견제 속에서도 협력이 필요하다는 요지가 주였다.

이날 한 사례로 원흥이 생태공원이 화두에 올랐다. 환경단체의 개발 반대와 기관의 사업 추진이란 마찰을 빚으면서 벌어진 일명 '원흥이사태'가 몇년도 안된 지금은 청주시의 자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환경이나 생태를 주제로 청주시를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원흥이생태공원을 보여준다며 갈등이 협력으로 바뀐 좋은 실예로 회자되었던 것이다.

그만큼 환경부문에서 원흥이생태공원은 청주의 자랑이 되고 있다. 또 청주시가 환경도시 등등으로 손꼽히며 전국에서 우수 도시로 상을 탈 때도 생태공원조성이 어느정도 역할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새삼 이말 저말 원흥이생태공원을 늘어 놓는 것은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거론할까 싶어서다. 3년의 대립각을 세우며 상생의 협의 속에 탄생한 원흥이생태공원은 올해 3월 원흥이생태문화관이 첫선을 보이며 본격적인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청주시는 위탁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해 연간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프로그램 운영비를 포함한 공원관리유지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청주시가 자랑하고 내세우고 있는 생태공원이 월 500만원도 안되는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면밀하게 속을 들여다 보면 결국 활동가들의 경제구조는 열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비하면 고덕 생태공원은 연간 약 1억원의 위탁금이 지원되며, 서울 그린트러스트의 경우 프로그램비용만 3억3천만원이 지원되고 있다. 또 금개구리 보존지구로 추진하고 있는 광명시도 이를 훨씬 능가하는 위탁 지원금을 책정해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이란 아이콘을 선점한 청주시가 최저 수준의 위탁금으로 전국에 환경도시 청주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단순히 지원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흥이 운동을 처음부터 시작한 사람들의 책임감을 담보로 한 위탁 운영은 진정한 생태공원의 존립마저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뒷받침될 기반을 마련해 주고 운영할 수 있도록 관심을 쏟아야 한다.

어렵게 만들어졌으면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도 자치단체의 몫이다. 포장만 화려하게 꾸며 성과로 그칠 생태공원이 아니라면 운영의 난맥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예산의 자치단체의 재정도와 상관이 크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1박 2일로 열리는 녹색포럼과 원흥이생태공원에 들어가는 1년 운영 위탁금이 같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전국에 청주의 위상을 보여줄 녹색포럼도 중요하다. 하나 그 이상의 의미와 생태도시 청주의 가치를 지닌 원흥이생태공원에 대한 문제도 깊이 고려해 볼 시기다. 활동가들의 열정만으로 환경운동을 요구하기엔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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