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의 사랑이야기
우리말 우리글의 사랑이야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16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우영의 에세이
김우영 <소설가>
세계에는 약 4000여개의 언어중에 문자로 적을 수 있는 것은 불과 40여종밖에 안 된다고 한다. 어느 통계에 보니까 우리 국민의 국어점수는 평균 58.26점이라고 한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는 100점을 맞으면서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모국어는 58.26점이라 하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예로 호주대륙에는 250종의 토속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25종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국내의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말 우리글 한글이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추정치이지만 매년 전체 사용언어의 5~10%씩 감소하며 대신 영어가 등장한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근래에는 대륙 중국어의 열풍이 불기 시작할 뿐 아니라 오래 전부터 밑바닥 훑기식으로 전파되고 있는 일본어의 침투 또한 무시못할 복병이다. 컴퓨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해괴한 외계어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언어에 깊숙하게 침투하여 한글 언어 정착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외계어 언어의 조합은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청소년들 사회에서는 확실한 공용어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매년 감소하고 있는 우리의 한글, 이렇게 향후 10년 100년 500년 1000년 후를 생각을 해보자. 과연 그때에 한글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어느 언어학자는 앞으로 1000년 아니 수 천년 지난 후에는 한글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우리의 한글이 언제 사라질지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구상에서 한글이 사라진 영어세상으로 바뀌었다고 가정해보자. 영어로 출생신고서를 하고 주민등록증을 비롯하여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의 모든 교재가 영어로 된다. 그리고 우리 생활의 모든 의·식·주가 영어로 되어 있다. 미국의 생활과 문화를 한반도로 그대로 옮겨 이 방식을 따라잡으며 살아야 한다. 국가기관과 단체, 시중의 점포 등 어느 것 하나 한글로 된 이름은 없다. 대화도 영어로 해야하며 농촌의 모든 농산물도 영어로 표기된 산물이어야 한다. 자연 동·식물도 영어로 된 이름들이다. 영어를 모르면 무학자(無學者)가 된다. 종종 습관적으로 헛말이 되어 나오는 한글이 있다면 이는 촌사람으로 분류된다. 예전에 서울에 가서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면 촌놈이 되듯 말이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세종대왕님에게 칭찬을 받을 일이 생겼다. 인도네시아의 6만여명 찌아찌아 소수민족에게 드디어 한글을 수출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훈민정음학회는 고유언어가 없어 글을 쓸 수 없는 찌아찌아족에게 한글보급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찌아찌아족은 한글로 된 교과서는 물론 한글표지판 등을 설치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간 태국 치앙마이 라오족과, 중국 헤이롱장 오로첸족, 네팔 체광족 등 소수민족들에게 부분적으로 한글을 전파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한글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글의 세계수출, 한글강국으로 부상하는 우리 한글을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하여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은 국가적 브랜드를 살리는 한편, 우리 민족의 긍지감을 고취시키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나은' 한글을 사랑하고 '구루터기'에서 파아란 새순이 돋아나듯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한글 그루터기'와 '나은한글'로 수 억 년을 살아가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