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알리아를 꽃 피우는 교사
다알리아를 꽃 피우는 교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9.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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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명철 <충북도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사>

이집트의 상징으로 온 세계의 관광객들을 부르고 있는 피라미드는 국왕, 왕비, 왕족 무덤의 한 형식으로서, 그 어원은 그리스어인 피라미스(pyramis)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메르(mer)'라고 불렀다고 하며, 이집트 전역에 현재 80기(基)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각국에서 매년 약 100만명 이상이 찾아온다고 하니 부럽기도 하다.

피라미드에 대해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권2에 처음 소개가 되었는데, 그는 이집트 기자(Giza)의 대(大)피라미드의 건조에 관해 무려 10만명의 인력이 동원되어 3개월을 교대로 20년이 걸려서 완성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평균 2.5톤이나 되는 커다란 돌 230만개로 지어진 피라미드가 있다고 하니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더구나 모래 바닥에 서 있으면서도 5000년에 가까운 세월을 조금도 기울어지지 않고 있으니 신비 그 자체가 아닌가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구하던 중 생긴 일화이다. 한 고고학자가 피라미드 속에서 글씨가 새겨진 비석 하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분명히 중요한 내용이 적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구실로 돌아와 몇 달 동안 고생하여 비석의 내용을 알게 되었는데 그 내용이 놀랍게도 "요즘 아이들 큰일 났어"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수천년 전의 아이들도 어른들 눈에는 언제나 골치 덩어리로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또 어떤 고고학자가 잘 보존된 미라를 발견하고 박물관을 옮기려는데 미라의 손에 꽃 한 송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진공 상태에 있던 미라가 외부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꽃이 그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는데 부서진 꽃잎 사이로 몇 개의 꽃씨가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꽃씨를 영국으로 가지고 와서 유명한 식물학자에게 부탁하여 심었더니 놀랍게도 싹이 나고 자라서 꽃이 피었다. 당시 영국에는 같은 종류의 꽃이 없어 이 꽃 재배에 관여했던 스에├의 식물학자 '다알'의 이름을 따서 이 꽃의 이름을 '다알리아'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큰일 난 아이들'이 역사를 발전시키고, '죽은 줄 알았던 씨앗'이 3000년 만에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것을 탄생하는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리고 현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소망'이라는 점이다. 절망처럼 보이는 현실 앞에 '소망'을 잃지 않고 인내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반드시 '다알리아'의 기적으로 다가 올 것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정말 가망이 없을 것 같은 아이들도 있다. 말귀를 못 알아듣고 계속해서 사고만 치는 이른바 사고 뭉치들. 이런 아이들 앞에서 교사들은 능력의 한계를 느끼며 포기하고 싶기도 한다. 정말 '절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잘 알고 있다. 이 아이들이 얼마 있지 않아서 자신의 잘못을 후회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것을 말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한명의 아이들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눈물 흘려가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또 한 송이의 '다알리아'를 피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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