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009 직지원정대 히운출리 북벽 공격
<4> 2009 직지원정대 히운출리 북벽 공격
  • 손근선 기자
  • 승인 2009.09.20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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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새기는 直指
◈ 타루푸출리 정상에 우뚝선 충청타임즈 깃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타루푸출리(5663m)에서 충청타임즈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윤해원 대원(좌)과 김동화 대원(우)이 충청타임즈 깃발을 들었다.

정찰·고소적응 "준비는 끝났다"

23일 새벽4시 출발 27일 6200m 정상 점령
알파인스타일 5일간 비박 식량·장비 최소화


'정찰활동과 고속적응도 마무리됐다. 히운출리 북벽 정상만 오르면 임무는 끝난다.'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 히운출리 북벽 공격팀이 '히운출리(6441m) 북벽' 1차 정상공격에 나선다.

직지원정대 히운출리 북벽 공격팀인 민준영 등반대장, 박종성·박수환 대원은 23일 새벽 4시(한국시간 오전 7시) 히말라야 히운출리 베이스캠프(4200m)를 떠나 북벽 밑부분 빙하지대(5000m)까지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북벽 공격팀은 24일 새벽에 출발해 5500m의 북벽 절반부분까지 오르겠다는 각오다.

또 25일 새벽엔 5900m 히운출리의 날카로운 설릉까지 도착, 26일 히운출리 정상부근인 6200m 설벽구간까지 진입할 예정이다.

히운출리 북벽 공격팀은 27일 새벽 정상 공격 후 28일 히운출리 베이스캠프로 복귀한다는 작전이다.

북벽 공격팀은 비박(텐트 없이 침낭에서 취침)으로 5일간 버틸 예정이다.

식량과 장비도 알파인스타일 등반 방식에 따라 최소량으로 준비해 출격한다.

◇ 히운출리 세락, 커니스, 눈사태가 복병

직지원정대 북벽 공격팀의 정찰활동 결과 히운출리 세락(빙탑), 커니스(90도이상의 설벽), 눈사태 등이 정상 공격에 최대 복병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먼저 히운출리 정상 부근인 6000m 암벽구간에서 세락 등이 크게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커니스도 구간마다 형성돼 있어 대원들의 등반을 더디게할 것으로 보인다.

또 5일간 비박하면서 옷이나 장비가 얼어, 어려운 등반을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등반 루트가 상습 눈사태 지역을 통과해야 돼 대원들에겐 큰 부담감이다.

그나마 히운출리 정상부근의 설질이 딱딱할 것으로 판단돼 대원들은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

◇ 대원들의 컨디션도 최상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속한 타루푸출리(5663m) 정상을 찍었던 직지원정대 북벽팀은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 히운출리 베이스캠프로 복귀했다.

이날부터 5일간 예비일(휴식 및 장비정리 등)을 갖는다. 대원들의 컨디션은 현재 최상을 달리고 있다.

특히 타루푸출리 정상에 서면서 충분한 고소적응과 정찰활동으로 히운출리 정상부근까지 확인하면서 자신감도 충전된 상태다.

게다가 수시로 바뀌는 날씨도 이젠 정상적으로 돌아와 출격 날만 기다리고 있다.

박수환 대원은 "정찰 활동 이전에는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며 "그러나 히운출리 정상부근을 정찰한 결과 생각보다 수월할 것으로 판단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 앞으로 일정

공격에 앞서 정찰활동이 크게 힘이 됐다. 직지원정대 북벽 공격팀은 1차공격에서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1차 공격을 장담할 수 없다. 알파인스타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1차에서 정상에 설 경우 직지원정대는 10월 5일쯤 한국에 도착한다.

그러나 1차 공격에서 실패할 경우 또다시 2차 공격에 나서면 10월 10일쯤 한국에 도착한다.

박연수 대장은 "1차 공격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게 원정대의 바람"이라며 "대원들이 45일간 고생한 보람을 1차 공격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세락·크레바스가 성공 최대 관건"

인터뷰/민준영 직지원정대 등반대장

민준영 <등반대장>

기상악화 세락 붕괴 위험도… 대원 정신력이 문제


"정상 공격의 최대 관건은 세락, 커니스, 크레바스 등입니다."

민준영 직지원정대 등반대장은 20일 오후 히운출리 북벽 정상 1차공격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민 등반대장은 "히말라야 어느 곳이나 가든 세락, 커니스, 크레바스 등은 늘 대원들의 적"이며 "그러나 히말라야 히운출리 크레바스 등은 매우 복잡하게 형성돼 있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민 등반대장은 이어 "이번 정상 공격은 빙하지역에서 어떻게 크레바스를 피해 통과하는 것"이라며 "대원들의 정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 등반대장은 크레바스와 함께 거대한 세락(빙탑)도 위험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한 세락이 정상까지 3~4개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아 거대 세락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민 등반대장은 특히 정상부근 설질의 형성에 따라 성공 여부도 가려진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히말라야 파키스탄 직지봉 정상에 대한 정보가 없어 실패한 아픔이 있다"며 "정찰활동 등으로 히운출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지만 어떻게 진행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때문에 민 등반대장은 1차 정상공격에 대한 확률을 50%으로 보고 있다.

민 등반대장은 "현재 대원들의 컨디션은 양호한 편"이라며 "대원들이 먼저 5000m까지 고소적응을 끝냈기때문에 고소엔 문제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만순 · 김진현씨 모녀

◈ "이젠 죽어도 여한 없어요"

히말랴야서 만난 사람

이만순·김진현씨 모녀 이색여행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이만순씨(60·여·청주시 상당구 용암동)가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내원지역인 촘롱마을에서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씨의 네팔 히말라야 방문은 세계 아마추어 등반가들의 트레킹보다 남다르다.

이씨의 이같은 히말라야 오지탐방은 딸 김진현씨(35·여·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의 노력 덕분이다.

어머니 이씨가 올해 회갑을 맞으면서 딸 김씨가 이색 관광을 모색했기 때문.

딸 김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지난달 6일 인도 관광에 나섰던 이씨는 관광지마다 불평 불만을 쏟아냈다. 먹고, 입고, 씻는 것 하나 이씨의 마음에 드는 게 모두 없었기 때문.

특히 딸 김씨는 인도와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이러한 불만을 들어야 했다.

이씨는 "인도 생활 첫날부터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다"며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20여일을 인도에서 보낸 후 지난달 26일 네팔 카투만두에 들어설 때 이씨의 불만 쌓인 마음은 한순간 사라졌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속한 패디마을에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 이씨는 처음으로 감탄했다.

책과 TV에서 볼 수 있었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봉, 마차푸차레, 히운출리 등 6~7000m 설봉 등을 패디마을에서 봤기 때문이다.

이씨는 "혼자 보는 게 무척 아쉽다"며 "먼저 간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딸 김씨는 "처음 인도에 왔을 땐 어머니께 많이 혼났다"며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들어 온 첫날 밤 내 손을 잡으면서 '고맙다 딸아'라고 말했을 때 안도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서 만난 모녀는 지난달 6일 인도를 시작으로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편지

김홍 <대원>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 같습니다.

히말라야 히운출리 베이스캠프에 들어온 후 10여일동안 비가 내려 텐트만 지켰네요. 비 덕분에 가족과 당신 생각을 더 많이 했답니다.

히말라야를 떠나기 전 당신의 표정을 봤는데 다른 날과 달리 밝지 않았던 것 같네요.

지금 텐트 안에서 생각해보니 나에 대한 걱정때문에 우울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평소에 나와 함께 사진찍자면 외면하던 당신이 그날따라 사진기 앞에서 V자를 그려, 얼마나 미안했는지 아세요 청주를 떠나는 버스안에서 창 밖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답니다. 여기와서 당신을 생각하며 떠오르는 단어는 '미안하다'말뿐이요. 당신이 물었지요. "당신은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냐고".

손근선 <기자>
내가 대답했지요. "당신이 있기때문이라고". 그럼 당신은 "어째서 나를 믿냐고...". 사실입니다.

당신은 나의 믿음이고, 항상 곁에 있어야하는 산소랍니다.

여보, 히말라야에만 산다는 신께 맹세하겠습니다. 앞으로 당신만 사랑할거라고...

히말라야 히운출리 베이스캠프에서 홍이(김 홍 대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히운출리 베이스캠프 손근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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