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 <하>
진단 /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 <하>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08.03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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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공공미술
전체 도심공간 소통이 필요하다

지자체 "눈길 끌고보자" 이벤트성 추진

디자인 한계… 도시미관 저해·예산 낭비

제도시행·관장 전문관리기구 마련 시급

지역을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해외의 공공미술·디자인 사례는 벽화그리기에서부터 상징조형물, 놀이터 가꾸기, 공원 꾸미기 등 다양하다.

런던의 경우 공공장소인 전화부스나 버스정류장 등을 공공미술화시킴으로써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시켰다.

일본의 파레 다치카와 공공미술프로젝트는 '도시와 예술'이라는 두 개의 요소를 효과적으로 접목해 지역명소만들기에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 역시 도서관과 미술관, 공항 등에 공공미술디자인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세계적 명소는 물론 공공디자인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선진국이 공공디자인으로 확산시키며 생활미술로 자리잡는 데 반해 우리나라 공공미술은 아직도 초보적이고 건축미술이란 한계에 머물고 있다.

88올림픽을 전후로 도시활성화 계획의 일환에서 추진되다 2000년 이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도시개발이나 도시재개발 사업지구에서 주목을 받으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공공미술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건축물을 장식하거나 빈 공간을 채우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가 전체 도시설계 차원이 아니라 단기적 이벤트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우선 눈길을 끌고 보자는 식의 공공미술 도입은 오히려 도시의 개성을 살리지도 못하고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견해도 상존한다.

이 때문에 예술인들은 환경친화적이며 아름답고 친근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도시 자원으로 공공미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009마을 미술프로젝트 길섶미술로(路) 꾸미기 사업에 선정된 장백순 현대조형연구소 소장은 "조각이나 벽화 등으로 대표되는 공공미술은 이벤트성보다는 장기적인 계획 속에 공공디자인으로 발전·진행돼야 한다"면서 "주민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대중미술이 숨쉬는 생활미술로 지향해야 한다"는 말로 공공미술의 가치를 설명했다.

예술인 중심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지만 점차 주민 참여방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은 대중미술이란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벽화그리기의 경우 주민들이 사전 그림선정에서부터 대상지선정 등을 예술인과 함께 논의하고 공유함으로써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공공미술의 기능 못지 않게 제도를 시행하고 관장할 수 있는 전문적인 관리기구의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시 전체를 바탕에 두지 않고 계획 없이 시행되는 사업은 자칫 예산만 낭비한 채 흉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복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사는 "현재 공공미술이 진행되는 곳에 대한 사후 관리부터 도시 전체를 밑그림 그릴 수 있는 공공미술디자인연구센터와 같은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면서 "공공미술에 대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고 독특한 지역문화를 담아낼 수 있도록 브랜드화해 산발적으로 추진되어온 공공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세기는 문화산업 시대다. 산업화에 주요 키워드가 될 수 있는 공공미술디자인은 지역을 상품화하고 예술이 살아숨쉬는 생활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 생활 속 미술이야말로 소통하는 문화도시를 이루고 지역민들에 자긍심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공공미술 정착을 위한 다각적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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