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축산 충북'과 신종인플루엔자A
'청정축산 충북'과 신종인플루엔자A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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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길중 <충북도 농정국장>
멕시코발 신종인플루엔자A(H1N1)는 애초부터 출발이 불분명했다. 발생 초기에 이른바 '돼지독감'으로 오인되어 또다시 양돈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한때 양돈농가를 떨게 만들었다. 인플루엔자 A형 H1N1이라는 바이러스의 혈청형으로 보아 돼지에서 유래된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정작 멕시코 내 어느 곳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병 발생이 없었고 유전자 분석결과도 돼지와 상관성을 입증해 내지 못했다. 좀 늦긴 했지만 돼지인플루엔자가 아니라 또다른 바이러스라고 밝혀지게 됨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주춤하던 신종인플루엔자A가 국내에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 국가전염병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단계로 격상시켰음은 이 질병의 유행 가능성이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도 있다.

방역 당국은 그간 봉쇄·차단하던 정책에서 조기검색과 치료에 중점을 두는 피해최소화 정책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모든 환자를 격리수용하여 치료하던 초기단계와 달리 중증환자만 격리 치료한다고 하니 경증환자에 의한 전염이 염려스럽다. 비록 경증이긴 하지만 이 병이 빠르게 유행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심각하게 경계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더욱 다양해지는 여름철에는 전염경로가 더욱 복잡해지고, 가을철 독감 바이러스와 교차감염하여 또다른 형태로의 변이도 걱정스럽다.

신종인플루엔자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염려스러운 점이 또 있다. 사람에서 유행하는 이 바이러스가 돼지에게로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실제로 사람에서 돼지로 역감염된 사례는 맥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 현실문제로 다가왔다. 특히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사상자가 많았던 아르헨티나에서는 돼지에서 감염을 확인한 즉시 국가위생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하니 현지에서는 이 병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돼지는 군집생활을 하고 있으며, 돼지의 행동 특성상 입(코)맞춤으로 인사를 한다. 이런 관계로 돼지에서 돼지로의 전염은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고 보아야 한다. 양돈농가의 직접적인 피해도 물론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염려되는 것이, 돼지는 감염 과정에 바이러스 변이를 쉽게 일으켜 병독성이 증폭되고 다시 사람으로 공격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숙주라는 점이다. 이미 몇 차례의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를 경험한 축산업계에서는, 예기치 못하게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농장 방역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이미 우리 도는 내륙에서 유일하게 6년 연속 악성가축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 축산지역 충북' 이미지로 마케팅해 축산물은 물론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굳이 이런 이유가 아니라도 도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개개인의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겠고, 단체행사에서도 방역을 위해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에서 돼지로 역감염을 막기 위해 양돈인과 그 관계인도 농장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선 양돈인과 종업원이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농장의 차단방역은 기존의 구제역 방역과 함께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을 고용한 농장에서는 보다 큰 주의가 필요하다. 그들은 수시로 모국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외로운 그들 동포 간에 접촉도 빈번하기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병독성이 낮다는 이유로 개인 방역이 안이해지기 쉬운 이때에 축산·양돈인을 포함하는 범도민적인 의식개선이 꼭 필요할때다.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등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수칙을 준수해야 하고, 혹시나 의심이 될때는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개개인 모두가 신종인플루엔자 A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 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며, 더불어 그간 이루어 온 녹색이미지의 '농업명품도 충북'을 조기 실현하는 길이고 농업경제를 살리는 또 다른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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