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 지속되어야 한다
기업구조조정 지속되어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0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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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창규 <경제칼럼니스트>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관계 부처들이 구조조정 추진상황을 매월 한 차례 보고하라고 했다.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고 보고 앞으로 속도를 더 높일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구조조정 대상 33개 대기업 가운데 워크아웃 대상 22곳에 대해서는 9월까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맺고, 중소기업의 2차 신용위험평가는 8월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보고했다. 또 채권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이 체결된 9개 주채무계열사들은 2분기 점검 결과 대체로 자구계획 약정내용을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간 건설, 조선, 해운업계 46개사의 경우 5개업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등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강도는 낮고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뚜렷한 구조조정 성과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부는 금융회사 부실채권과 기업 부실자산 매입에 올해 구조조정기금 20조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지난 5월부터 집행에 나섰지만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한 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처리에 4600억원, 구조조정 해운사 선박 매입에 1900억원을 썼을 뿐이다. 대기업들은 알짜 계열사까지 팔겠다고 했지만 금호생명과 같은 큰 매물은 여전히 쌓여 있는 실정이다. 워크아웃 대상인 한계 중소기업들마저 은행의 구조조정 요구를 거부한 채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은행의 소극적인 태도도 문제다. 기업 부실을 과감하게 털어내면서 자본확충에도 적극 나서야 할 은행들이 경기회복 시기만을 저울질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최근 경기가 조금 나아질 조짐이 보이면서 구조조정의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피 지수가 11개월 만에 1550선을 넘어서는 등 경기호전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들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역수지의 경우 여전히 불황형 흑자이고, 앞으로 경기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보면 구조조정을 머뭇거리다가는 오히려 부실만 더 키울 소지가 높다. 이번 구조조정은 부실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실기해서는 안된다.

우선적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건설, 조선, 해운업계와 대기업그룹들의 조속한 구조조정 절차 마무리를 위해 채권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업들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독려하는 동시에 필요하다면 유동성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은행, 기업 모두가 구조조정의지를 행동과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철저하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사전적,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길이고 시장의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다. 그래야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들어섰을 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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