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더
노인들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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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황명구 <청주 산남종합사회복지관장>
   고령의 어른들이 질병에서도 날씨에서도 코너에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를 보면 고령에 뇌혈관 수술을 받은 경우 '섬망'을 호소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섬망'은 여러 가지 수술로 인해 입원 치료 중인 70세 이상 노인환자의 3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란다.

전문가에 따르면 갑자기 밤에 일어나 병실 문을 붙잡고 바르르 떨기도 하고 간호사에게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는 등 수술 후 환경변화로 신체리듬이 깨져 갑작스러운 의식장애와 행동장애를 보인다면 그것은 섬망이다.

이러한 증상은 치매의 행동장애와 유사해 간혹 혼동하기도 하지만 치매와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증상은 치매와 비슷해 보이지만 치매와 달리 급성으로 발병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치매는 기억·언어장애, 시공간능력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계산력 저하 등 뇌 기능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후천적으로 발생해 점차 진행하는 2종류 이상의 인지기능의 장애가 의식 저하 없이 일어나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섬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섬망은 뇌졸중, 뇌외상, 뇌종양 등 뇌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질환, 외인성 물질에 의한 중독과 알코올과 같은 의존 물질의 금단이 원인이 돼 나타날 수 있다.

약물에 의한 섬망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항우울제인 '벤조다이아제핀'의 과량 복용 혹은 갑작스러운 중단과 파킨슨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콜린성 효과가 강한 약물도 섬망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겨울철 빙판길이 아닌 여름철 빗속에서도 노인들의 낙상 사고가 발생한다.

서울의 한 병원이 밝힌 통계를 보면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병원을 찾은 50대 이상 12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히려 한여름 7월 골절사고 비율이 9.5%로 빙판길이 많은 12월 8.9%보다 높았다. 7월 평균 117명, 8월에는 93명의 낙상환자가 병원을 방문했다.

이는 12월 110명, 1월 127명의 낙상환자가 치료를 받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낙상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이라는 것이다. 비에 젖은 계단 위 광고지를 무심코 밟을 경우 여지없이 낙상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반사신경이 왕성해 곧바로 대처해 사고가 적다. 노인들은 속수무책이다.

노인들이 질병에서도 날씨에서도 자꾸만 힘겨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들이 노인들에 대해 조금만 관심과 배려를 가지면 막을 수 있는 것들이다. 섬망의 경우 가족이나 주위에서 관심을 가지면 곧바로 치료될 수 있다. 적극 치료하면 1~2주 이내에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빗속 낙상사고도 마찬가지다. 비오는 날 계단을 오르내리는 노인이 있다면 손을 잡아주자. 그리고 노인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어른이 외출할 때 편안한 운동화와 지팡이를 갖춰 드리고 욕실에는 욕조 옆에 손잡이를 설치해 놓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노인들에 대한 관심은 아무리 써도 과한 것이 아니다. 이것이 진정한 나눔이고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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