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고추장 기내식·매장 공급 말썽
반품 고추장 기내식·매장 공급 말썽
  • 정봉길 기자
  • 승인 2009.07.05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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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재표기… 남제천농협 공장장 구속
반품된 불량제품을 재사용해 항공기내식 납품 고추장을 만들어 판매한 농협 제조공장 공장장이 구속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3일 변질돼 가스가 발생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고추장을 새 원료와 섞어 유통기한을 다시 표기하는 수법으로 항공사 기내식과 농협매장에 판매한 남제천농협청풍명월고추장 공장장 A씨(52)를 식품위생법위반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식약청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불법 제조한 고추장 등 시가 19억7800만원 상당 17만2889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장에서 만든 쇠고기볶음고추장 170만개는 항공기 기내식 등으로 제공됐다. 또 생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등은 농협매장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

식약청은 이 농협이 이같은 수법으로 제조한 불량 고추장 규모와 유통경로 등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농협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식약청 수사 결과 쇠고기 원료로 사용한 쇠고기볶음고추장은 변질되기 쉽고, 식중독 발생 우려가 커 철저한 소독과 살균을 거쳐야 하지만 반품을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반품 제품을 살균도 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청은 이 농협이 공급한 제품을 회수 중이다.

이 농협은 지난 94년 20억원을 들여 청풍 생고추장 가공공장을 설립한 후 튜브형 생고추장과 볶음고추장이 항공사 기내식으로 채택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모 언론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우수특산품 대상을 받았고, 농협 충북본부는 이 농협 조합장을 우수조합장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식품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으나 반품 고추장 재사용 사실이 드러나 결국 존폐위기에 놓였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구속수사를 했다"며 "관련제품을 회수하고, 보강수사를 통해 추가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제천농협은 사건이 터지자 지난 3일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제품에 대해서는 전량 자진 회수에 나섰다.

남제천농협은 이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국민들과 고객들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과 드린다"며 "생산과정은 물론 외주발주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점검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농협 홈페이지 고객 게시판에는 조합원들과 고객들의 비난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식탐'이라는 명의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제천서 생산된 농산물 먹게 될까 겁난다. 지역 전체의 국산 농산품이 외면 받을까 두렵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때 튜브형 제품을 구입해 사용했다는 네티즌 '박별'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중국에서 끼니마다 먹었다"며 "지난 28일부터 복통과 설사로 힘들었다. 함께 간 친구들도 설사로 힘들어 하고 있다"며 농협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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