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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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묵<충북도선관위관리과>
김익묵 <충북도선관위 관리과>

"세상의 즐거움과 근심은 선거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조선후기 실학자인 최한기(1803~1877) 선생은 그의 저서 인정(仁政) 선인문(選人門)편에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어진 이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세상 모든 백성들이 평안하게 되나 어리석은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모든 백성은 근심과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갑자기 이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초석은 공명선거로 다져질 수밖에 없고 현재 우리는 작게는 초등학교 반장선거, 통·리장 선거에서부터 크게는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거를 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선거는 더이상 특별한 행사가 아닌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선거가 끝난 후 선거법위반 등으로 인해 그 직을 상실하는 국회의원 등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을 보아왔다. 2009년 4월29일에 실시한 14개의 재·보궐선거 중에서 무려 6개가 선거범죄로 인한 재판결과에 따른 재보궐선거였고 지금도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범죄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다.

재·보궐선거에 소요되는 어마어마한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이는 우리 앞집 공원에 운동기구를 설치할 수 있는 비용이, 치르지 않아도 되는 선거에 쓰이면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공원에서 운동기구를 사용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후보자를 선택하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당선돼서는 안 될 사람이 당선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하고, 능력·성품 등을 따져보고 투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편,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투표율은 민주주의의 초석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참여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의 낮은 투표율은 선거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낮은 투표율로 나타난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내가 투표하지 않으면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자, 금품선거를 한 후보자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을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부터라도 입후보예정자들을 비교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우리 마을을 위해 일할 사람으로 누가 적임자인지 관심을 갖고 꼼꼼히 따져보자. 그리고 내년 6월2일 투표일에 투표소로 달려가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가 권리임과 동시에 의무라 생각하고 '어진 정치인'에게 표를 주어 참여민주주의가 꽃을 피운다면 천하는 즐거워질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천하는 근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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