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眞理)를 저버리면 화(禍)뿐이다
진리(眞理)를 저버리면 화(禍)뿐이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0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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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교의 세상만사
김익교 <전 언론인>
   지도자의 유형에 다섯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혜주(惠主)로 국민들에게 인기만을 얻으려고 편법을 남발하고 구미를 맞추려 한다. 법이 무시되니 질서가 없고 혼란이 온다.

둘째가 침주(侵主)다. 아랫사람의 충언이나 조언을 듣지 않고 마음내키는 대로 정치를 하면서 반대의견이 나오면 권위를 무시하는 것으로 알고 권력을 남용해 틀어 막는다.

셋째가 망주(亡主)다. 앞뒤 가릴 것도 없이, 국내외 정세도 감안하지 않고 생각대로 정치를 한다. 당연히 국가가 혼란에 빠진다.

넷째는 노주(勞主)로 아래서부터 위까지 모든 것을 다 간섭하고 참견한다. 밑에서 눈치 보느라 소신껏 일을 할 수가 없으니 발전이 없다.

다섯째가 신주(神主)다. 원칙과 법도에 충실하고 반대 의견에도 귀 기울여 경청하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정치를 펼친다. 권력을 지탱하려 국민들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으니 사회기강과 위계질서가 잡혀 밝은 사회가 된다.

여기서 가장 바람직한 지도자상은 신주다. 그럼 우리나라 전, 현직 대통령들 중에 신주에 해당하는 대통령이 있을까. 답을 내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지도자는 대통령뿐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 신분과 지위가 높고 남들을 지도하고, 대변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지도자다.

여기서는 정치 지도자만을 말하겠다.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정을 논하는 국무위원들도 국민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정치 지도자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지도자들에게는 권력이 쥐어지고 그 권력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의지(意志)가 되면 모두가 편하고 잘사는 세상이 된다.

지금 우리는 정치, 경제, 안보 등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 당장 이달에 개원해서 민생을 다뤄야 될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옭매여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경제 또한 입으로만 회복되지 아직도 벼랑 끝을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안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전직 대통령의 극단적인 서거로 국민장이 치러지는데도 머리 위에서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데도 우리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편가르기와 네탓만을 하고 있으니 갑갑하다.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은 일반인들보다 신분이 높은 귀족으로 통한다. 이런 귀족들이 자리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즉 귀족의무(貴族義務)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위기를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능력과 이해상관을 떠나 의연하게 난관을 헤쳐나가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절실한 현실이다.

이 나라는 권력을 탐하는 지도자의 무리는 있어도 국민들을 헤아리고 보듬어 줄 줄 아는 지도자는 없다는 생각이 요즘에 부쩍 든다.

윗물이 흐려지면 아랫물도 성할 수가 없다. 진리(眞理)를 저버리면 화(禍)가 기다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理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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