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에 업계·서민 울상
택시요금 인상에 업계·서민 울상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9.05.25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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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부담 이용기피", "손님줄어 일당 급감"
박명순씨(48·여·청주시 흥덕구 강서1동)는 택시요금인상을 피부로 실감했다. 지난 21일 퇴근시간에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흥덕구 강서동까지 택시를 이용했는데 평소 8000~9000원이면 충분했던 요금이 1만1200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요금인상전만 하더라도 외곽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주시내권에서 택시요금 1만원이면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었는데 그 통념이 깨졌다"며 "비싼요금때문에 무턱대고 택시타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요금인상으로 인한 수혜를 받아야할 택시기사들도 오히려 수입급감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낮시간 근무의 경우 사납금을 제외하고 3만~5만원 남던 일당이 택시요금인상 여파로 인해 손님이 급감하면서 2만~3만원가량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영업용)택시기사 조모씨(50)는 "농번기로 청원지역 손님이 줄어든데다 요금인상까지 겹치면서 수입이 급감했다"며 "요즘, 25일 근무 기준으로 기본급 40만원을 포함해도 70만~80만원 집에 가져다 주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택시요금이 지난달 인상됐다. 2006년 3월이후 3년여만이다.

도내택시 요금인상률은 기본요금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됐다. 거리운임은 170m에서 150m, 시간운임은 42초에서 36초당 각각 100원으로 조정됐다. 서민들이 경제난에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택시요금까지 인상되자 이용을 꺼리는 풍조가 늘어나고 있다. 밤시간대 주요고객인 술을 마신 운전자들마저 요금이 인상되자 택시이용 대신 대리운전을 선호하고 있다.

기본요금인상률은 17%에 불과하지만 시간운임과 거리운임을 포함하면 체감 인상률은 30%를 웃돈다. 시민들이 택시이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남모씨(45·흥덕구 봉명동)는 "요금인상전 집에서 복대동에 있는 사무실까지 이용하면 3000원 언저리에 불과하던 택시요금을 인상후 4500원까지 내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영업직인 관계로 술자리가 잦다는 서모씨(37·흥덕구 수곡동)는 "음주후 주로 택시를 이용했지만 왕복요금을 고려하면 요즘은 대리운전이 더 경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금인상으로 수입이 늘어나야할 택시기사들이 되레 울상을 짓고 있다.

조씨는 "요금인상후 1~3개월간은 손님이 주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용객수가 회복되면 필연적으로 사납금 인상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일반택시기사들에게 요금인상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득은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택시기사들의 수입 현실화를 위해서는 요금인상보다 LPG요금 인하와 과잉공급된 택시를 줄이는 등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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