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을 죽게 만든 악덕 사채업자
아버지와 딸을 죽게 만든 악덕 사채업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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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중겸<경찰 이론과실무학회장·전 충남지방경찰청장>

돈을 빌리려는 가난한 상인의 행색이 초라했다. 돈 떼일까 걱정. 고리대금업자는 기발한 착상을 한다.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잡았다. 피를 흘리지 않고 떼어낼 재간이 없어 포기한다.

돈을 꾸어 줄 때 무작정 꾸어주지 않는다. 빌려가는 사람의 상환할 능력과 의사를 살핀다. 일정한 기간 쓰고 그 기한 내에 이자 붙여 갚으리라 믿고 돈을 내준다.

대출여부 판단의 기본은 신용에 관한 3C. 성격 Character와 능력 Capacity와 자본 Capital이다. 이 세 요건을 충분히 구비했더라도 예기치 못한 사정이 발생하기도 한다.

불경기라던가 테러나 전쟁 또는 내란의 가능성 상존. 리스크다. 그래서 추가로 상황 Condition도 면밀히 검토한다. 갚지 못할 위험성이 높으면 대부금은 더 깎고 이자는 더 올린다.

직업만으로는 신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한다. 고소득의 의사가 저소득 정비공보다 신용도가 낮은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고소득자의 씀씀이가 헤프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채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주급을 받는 사람이 월급쟁이보다 알뜰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신용점수가 더 높다. 그러나 일당 생활자는 아예 대출대상에서 제외된다.

빌려 주는 쪽에서 아무리 면밀히 검토해도 물은 새기 마련. 이런저런 대책으로 돈 새는 걸 막는다. 완벽할 리가 없다. 그래서인가 악질 채권회수업자가 득실댄다.

셰익스피어는 채무자도 되지 말고 채권자도 되지 말라 했다. 어디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한가. 우리는 그 두 역할을 겸하고 산다. 고대 바빌론과 수메르에서는 사제들이 대금업자였다.

서구 기독교권에서는 중세까지만 해도 이자 받고 돈 꾸어주는 행위를 금지했다. 교회법과 민법에 규정했었다. 화형을 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놀이는 번성한다.

등록금 내려고 300만원을 빌린 여대생 딸을 아버지가 목 졸라 죽였다. 자신도 목매달았다. 빚이 고작 1년에 1500만원이 넘어서고 유흥업소 접대부 시킨 탓이다.

낙태 시키고 노래방 도우미 시킨 작자들도 있는 세상. 잡는 일이 쉬운가. 이번에 잘 잡아냈다. 그 경찰관들은 안심파수꾼이다. 어려운 이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경찰을 의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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