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체포 美여기자’ 미인대회출신 일본계
‘이란체포 美여기자’ 미인대회출신 일본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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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8일 스파이혐의로 8년형을 선고해 미국과 이란간의 외교적 불씨가 된 미국의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는 미국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이란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다국적 문화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빼어난 미모의 록사나는 미국의 노스다코다 주 파고에서 이란 출신의 레자 사베리와 일본 출신의 아키고 사베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록사나는 열아홉살이던 97년 미스 다코다로 선정됐고 이듬해 미스 아메리카에서 탑10까지 올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록사나는 당시 미인대회에서 “사람들에게 문화적 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면서 “앞으로 기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록사나는 미네소타 무어헤드에 있는 콘코디아 칼리지에서 언론학과 불어 학위를 받았다. 이어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방송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국제관계로 석사학위를 연이어 받는 등 언론인으로서의 이론적 기반을 든든히 했다.

록사나는 2003년 아버지의 고향인 이란으로 이주,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와 BBC 등 여러곳의 언론사와 프리랜서 기자로 일했고 2006년 이란 당국에 의해 프레스카드 발급을 거절당했다.

록사나의 아버지 사베리 씨는 “딸이 더 이상 기자로 활동할 수 없었지만 이란에서 집필중인 책을 만들고 공부도 마치기 위해 머물고 있었다. 올 연말에 미국에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침통해 했다. 록사나는 체포되기전까지 이란과 관련한 또다른 석사학위를 공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가 이란 당국에 체포된 것은 지난 1월로 이슬람법으로는 금지된 술(와인)을 사려고 했다는 죄목이었다. 이후 그녀의 혐의는 프레스카드 없이 불법적으로 취재활동을 한 것이 추가됐고 급기야 미국을 위한 정보 취득을 꾀한 스파이 혐의로 확대됐다.

그러나 BBC 시절 동료였던 프랜시스 해리슨은 “록사나는 아주 신중한 사람이다. 외국 국적의 여성은 이란에서 스카프를 안해도 되는데도 늘 시내에 외출하면 스카프를 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젊은 여성이 이란에서 혼자 머문다는 것에 대해 늘 조심했고 전화가 도청되고 항상 관찰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황상 록사나는 이란의 핵문제로 미국과 이란이 날카로운 대립을 하고 있는 정치적 환경에 따른 정치적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록사나는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체포이후 이란으로 건너간 사베리씨 부부는 딸과 단 두 차례 면회만 허용됐고 이번 재판에도 참관이 불허됐다. 사베리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록사나가 피의사실을 강요당하고 있다. 죄를 인정하면 풀어준다고 하지만 그것은 속임수다”라면서 “지금 딸아이는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몸이 약한 편이라 건강에 해가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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