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문건설업체 '고사위기'
지역 전문건설업체 '고사위기'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9.03.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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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소규모 공사까지 '종합' 발주
건수 54 · 금액 36% ↓… 불만 팽배

건설업체들의 수주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 지자체들이 소규모 공사까지 업종을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하면서 전문건설업계의 불만이 팽배하다.

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따르면 정부의 건설공사 조기집행에 따라 각 지자체들이 공사발주를 잇따라 집행하고 있으나, 이 중 상당수가 업역(業域)이 '전문건설업'임에도 불구하고 '종합건설업'으로 확대해 영세 전문건설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제천시의 경우 올해 들어 3월 현재 40여건에 210억원에 이르는 공사를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했으나, 이 중 20여건 32억원의 공사가 전문건설공사라는 것이 협회측의 지적이다.

실제로 제천시는 지난달부터 도로정비공사와 소하천정비사업 등 9000만원대에서 1억9000만원대의 소규모 공사 21건을 발주하면서 업종을 종합건설업인 '토목'으로 한정해 전문건설업종인 '토공'이나 '철콘'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같은 종합건설업 중심의 공사 발주는 최근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충주지소가 발주한 1500만원에서 6000만원의 소규모 도로보수 공사 3건에서도 나타났다.

도로사업소가 소규모 공사를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하면서 전문건설협회가 언론에 반발 보도자료를 내는 등 불만을 표출하자 사무소 측이 이 중 2건을 전문공사업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건협 충북도회 이태호 실장은 "굳이 건설산업기본법을 들지 않더라도 금액만 봐도 공사를 종합이 해야하는 것인지, 전문이 해야하는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이렇다 보니 일괄하도급, 직영을 가장한 불법하도급, 저가하도급에 따른 부실시공 등의 폐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지역 전문업체인 A사의 김모 대표는 "법적으로 전문건설업으로 업역이 보장된 공사를 40여개의 종합건설업체를 위해 종합공사업으로 발주한 것은 담당공무원들의 공사발주시 관계법령 미숙지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엄태영 시장은 앞에서 지역건설활성화를 외치는데 공무원들은 몇몇 종합공사업체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B사의 사장은 "지난해 충북도내 전문건설업 발주공사는 건수로 54% 금액상 36%나 감소되었고, 특히 제천지역은 2007년 대비 60%이상 감소됐다"며 "올해 조기집행에 기대를 많이 걸었으나 종합위주로 이뤄지면서 재무구조가 건실한 업체도 수주난에 허덕여 고사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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