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공포 때문에 난독증까지… 정선희 덕에 극복
◇ 무한걸스하며 캐릭터 구축… 가족 콩트 하고싶어 가히 김신영 전성시대다. 그는 지난해 '소콜드', '유도걸' '폭식니즘' 등 재기 넘치면서도 허를 찌르는 패러디송으로 인터넷을 강타하더니 올해는 정초부터 스타들의 가상 결혼을 주제로 한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의 3기 멤버 자리를 꿰차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뿐인가. 1년 6개월 째 방송 중인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와 첫 방송 때부터 마이크를 놓지 않고 있는 MBC 라디오 '신동 김신영의 심심타파'에서는 관록의 입심을 자랑한다.
2003년 데뷔해 어느덧 7년. 초등학생 시절부터 개그우먼을 꿈 꿔 대학까지 코미디 연기과를 택했다는 이 자그마한 숙녀는 어느덧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친다.
"저는 아직도 제가 7년차라는 사실에 깜짝깜짝 놀라곤 해요.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해도 '5년 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걱정을 하곤 했죠. 공개코미디를 할 때는 코너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고 버라이어티로 진출한 뒤에는 말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심해 한동안 고생했죠."
◇ 고마운 '무한걸스' 동료들과 정선희 선배
그런 그를 격려하고 버라이어티의 세계로 이끌었던 이가 개그우먼 정선희와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동료들이다.
정선희는 김신영이 첫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출연했던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통해 라디오의 매력을 깨우쳐 주었고 '무한걸스' 동료들은 공개 개그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알려주며 그를 버라이어티의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정선희 언니는 제게 은사같은 분이예요. '말'에 대한 공포가 심해 난독증까지 생겼던 제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어요. 사실 제 첫 패러디 작품도 '정오의 희망곡'에서 김태현 오빠와 선 보인 '뚱벌'이에요. '무한걸스'는 김신영의 캐릭터를 구축시켜주고 버라이어티에서 제가 살아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 프로그램이죠. 정선희 언니와 '무한걸스' 동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김신영은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김신영은 며칠 전 정선희와 통화를 나눈 일화도 전했다. "제가 원래 선배들에게 항상 '다나까'체로 이야기하는데 이 날은 저도 모르게 '선배님 너무 보고싶어요'라고 말씀드렸어요. 정선희 선배님은 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계신 분이니까요. 선배님이 복귀하실 때까지 제가 힘차게 웃겨드릴 거예요"
◇ 개그우먼보다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어
김신영은 지금의 유명세와 인기의 공을 타인에게 돌렸지만 사실 김신영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그의 '악바리' 근성이 한몫 했다.
김신영의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지난 2007년 MBC 'DJ콘서트' 당시 그는 다리 5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지만 전혀 아픈 내색없이 무대를 연출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저는 무대가 직장인 연예인이잖아요. 직장에서 어떻게 아픈 척 할 수 있어요. 최대한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인걸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다른 사람이 웃는 모습이 좋아 '개그'를 선택했다는 김신영. 그는 '개그우먼'이라는 말보다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모든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콩트를 선보이는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 옛날 '유머1번지'의 '쓰리랑 부부'나 '달빛가족'같은 코너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요즘처럼 웃을 일 없는 시대에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으로 이끄는 자석같은 개그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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