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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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717>
글 리징 이 상 훈

"가전, 당신은 형수님과 402. 문백전선 이상있다

'좌우간 지독한 여자(가곡)일세! 고목나무 매미처럼 내 몸에 찰싹 달라붙어가지고 내 진액을 최후의 한 방울마저 쪽쪽 빨아먹거나 꾹꾹 눌러 짜내어 완전히 빈 껍질만 남겨놓은 것 같아. 내가 이래가지고서야 어디 궁 안에 들어가서 운신조차 제대로 하겠는가.'

가전은 그제야 자기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아까 너무 심하게 무리했음을 알았다. 그러다가 가전은 자기 바로 옆에 앉아있는 광기를 힐끗 한 번 쳐다보고는 마차를 몰고 갈 마부가 뒷간에 볼일 보러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속삭이듯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광기! 모든 준비는 잘 되어있겠지"

"염려 마십시오. 점(占)을 칠 도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몽땅 다 챙겨 넣었습니다요."

광기는 이렇게 대답하면서 자기 발아래에 놓인 두툼한 가죽자루를 손으로 가리켰다.

"광기! 내가 한 번 더 강조해서 말하건대, 궁 안에서는 제발 점잖게 굴어야만 하오. 우리 목숨이 하나 밖에 없을 진대 거기서 만일 엉뚱한 행동을 하다간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니. 특히 왕 내외분 앞에서는 공손함과 정중함을 절대 잊어서는 아니 되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왕께서 자네에게 뭐에 대해 돼지족발점을 쳐보라고 하신다면, 자네는 무조건 그것이 안 된다는 점괘만 골라서 보여드려야 한다는 것! 잘 알고 있지요 왕께서 만약 무리하게 어떤 일을 하시려고 들다간 막대한 손해를 입거나 위급한 상황이 도래하고야 말 것이니 그저 가만히 참고 계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말씀드려야 하오."

"헤헤. 아무 염려 마십시오. 애초부터 제가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하고 가전 나리 댁에 온 것이 아닙니까요 저, 그런데.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광기가 가전의 눈치를 살살 보며 말꼬리를 조금 흐렸다.

"대체 무슨 말이요"

"제가 궁 안에 들어가 왕 내외분 앞에서 돼지족발점을 제대로 잘 쳐드리고 난 다음에."

"아, 금화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당연히 드려야지요. 일만 제대로 잘 된다면 제가 약속한 것의 배 이상이라도 드릴 용의가 있어요."

"아니 제가 지금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그게 아니라, 댁의 형수님에 대한 말씀이온데."

가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의 이상스런 표정으로 보건대 그가 지금 막 꺼내고자 하는 말의 요지를 가전으로선 대충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광기는 낯빛 하나 안 변한 채 아주 당당하면서도 뻔뻔스러운 목소리로 가전을 꾸짖듯이 말했다.

"대충 내 느낌상으로 보건대, 가전 당신은 형수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 같소이다. 아니, 이게 막내 시동생으로서 형수님께 할 만한 짓이오 엉!"

"아, 아니.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험한 말씀을 하시는지요"

가전은 갑자기 폐부를 콱 찌르는 듯 한 광기의 따끔한 지적에 당황한 듯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며 우선 아쉬운 대로 광기의 입을 두 손으로 얼른 틀어막아 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광기는 기다렸다는 듯 가전의 두 손을 가볍게 뿌리쳐대며 가시 돋친 말을 다시 이어나갔다.

"솔직히 까놓고 말씀해 보시오. 아까 내가 방 밖으로 나가자마자 두 분은 즉시 한 몸으로 엉겨 붙어가지고 낮거리 한탕 가볍게 뛰셨었지"

"그 그걸 어 어떻게."

"어허! 내가 그런 식의 경험을 어디 한 두 번 한 사람이요 지금 당신 바지에서 풍겨 나오는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를 맡아보니 보다 확실한 답이 나오더이다."

광기는 이렇게 말하면서 과히 잘생기지도 않은 자신의 코를 벌름거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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