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 문백전선 이상있다
401.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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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716>
글 리징 이 상 훈

가전과 광기는 마차를 타고 궁으로 떠나는데…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가전의 입장으로는 병천국의 고급 관리가 되어본댔자 자기에게 돌아올 이득이라곤 별로 없었다.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의식주(衣食住)에 관해 걱정을 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행동을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겠는가!

아니 오히려 행동 제약이 많은 관리(官吏)가 됨으로서 가전이 본의 아니게 겪어야만 할 불편 사항들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우선 남들이 가전을 보고 '사내구실조차 할 수가 없어 나이 오십이 다되도록 장가를 가지도 못한 자'라 손가락질을 해대는 건 기본일 테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밤마다 몰래 가곡과 더불어 즐기는 밀회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약간의 득(得)이 있다고 할지라도 가전이 애써 피해야만 할 판인데 해(害)가 됨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것을 가전이 바보처럼 왜 택하겠는가!

그나저나 가전은 무슨 까닭인지 알 수가 없다만 어쨌든 아우내 왕께서 왕명을 보내온 이상 병사들을 따라 일단 궁 안으로 들어가고 볼 일이었다.

"가전! 어떻게 하실 참이예요 예쁜 여자들이 우글거리는 궁 안으로 들어가서 당신 배꼽 아래 덜렁거리는 그 고깃덩어리가 별안간 주책없이 찍찍 늘어나거나 발딱발딱 성을 내지 못하도록 진을 빼놓기 위해 지금 저랑 가볍게 한 판을 치르실래요 아니면 뒷간에 들어가서 스스로 손빨래 하듯이 그걸 혼자서 처리하고 가실래요"

조금 전까지 후끈 달아오른 몸이 아직도 덜 풀렸는지 아니면 이런 기회에 낮거리를 한 판 찐하게 뛰어볼 참인지 가곡은 갑자기 코맹맹이 소리를 해가며 가전에게 보채듯이 물어왔다.

"으음. 이거 참 난감하구만. 밖에서는 지금 아우내 왕께서 보낸 병사들이 나를 데려 가고자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

"어머! 그러니까 번갯불에 콩 튀겨 먹듯이 빨리 해버리면 되잖아요."

가곡은 더 이상 참고 자시고 할 수가 없는지 깡충 뛰어올라 두 팔로 가전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가곡은 자기 두 다리를 위로 반짝 들어 올려 가전의 허리를 통째로 감아버렸다

"아니, 이 여자 좀 보게! 고목나무에 매미가 달라붙듯 이렇게 해가지고 어쩌자는 거야"

가전이 깜짝 놀라 외쳤다.

"호호호. 가끔씩 요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야 색다른 맛이 나는 것이지 항상 바닥에 등을 대고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자, 어서 빨리 후딱 일을 벌려봐요. 이번만큼은 당신이

토끼새끼처럼 일을 빨리 끝낸대도 제가 아무 말 않겠어요."

"이야! 이 여자 정말 대단하네! 백주 대낮에 사내를 홀짝 마셔버리려고 들다니. 음, 좋아! 그럼 적극 협조해 줄 터이니 자네가 재주껏 최대한도로 찍찍 눌러서 짜낼 걸 짜내줘 봐!"

가전은 이렇게 말하고는 그냥 선 채로 가곡과 더불어 질퍽한 놀음을 후다닥 해치웠다.

"가전! 어디에 있소 뒷간에 간다고 한 사람이 대체 어디로 갔냐 말이요!"

지금 방 밖에서는 왕명을 가지고 온 병사들이 별안간 사라진 가전의 행방을 찾느라 큰 소리로 외쳐가며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는 등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다.

가전은 대충 일을 마무리 짓고 나자 뒷문을 통해 재빨리 빠져나가 병사들 앞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다.

"자, 준비가 다 되었으니 어서 떠나지요."

병사들은 눈앞에 나타난 가전을 보고는 비로소 안심을 하며 가져온 마차를 불러 가전과 광기를 나란히 태웠다. 가전은 편안한 자세로 앉긴 했지만 조금 전에 가곡이 어찌나 심하게 자기 그것을 쥐어 짜대고 눌러댔던지 아랫도리 전체가 뻑적지근할 정도로 무거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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