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한우 폐사 "고압 송전선로 탓"
사슴·한우 폐사 "고압 송전선로 탓"
  • 오세민 기자
  • 승인 2008.11.23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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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 인근 목장주 청양 임상기씨 대책 촉구
"죄없는 생명 앗아가는 중부발전은 죽어가는 사슴을 살려내라."

한국중부발전(주) 보령화력이 보령에서 청양까지 시공한 고압송전선로 중 화성면 용당리에 세운 송전선로로 인해 사슴과 한우가 폐사하는 등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탑 인근에서 사슴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상기씨(47)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보령화력 앞에서 가족과 함께 처절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임씨는 "지난 2007년 공사시 폭음으로 사슴 1마리가 폐사했고, 올해 6월에서 10월 사이에 사슴 3마리가 급사했다"며 "올해는 번식도 안될 뿐 더러 새끼출산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애지중지하던 한우도 죽게 됐다"며 "이는 고압송전선로 때문"이라고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또 "비가 오면 고압선 밑으로 떨어지는 빗물도 문제이며 예민한 사슴이 원인불명으로 폐사하는 것은 본인이 20여년 동안 운영한 사슴목장에 유례 없는 일"이라면서 "앞으로 사슴이 다 죽게 된다면 가족의 생계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성토했다.

더불어 "지난 2006년 공사시 무조건 합의만을 권했고, 만약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강제로 작업하겠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국가 기관 사업방해로 공사지연에 대한 공무집행 방해죄를 적용하겠다는 식으로 주민에게 엄포를 놓았다"고 분개했다.

그동안 사슴과 한우폐사로 2500여만원의 피해를 본 임씨는 이 같은 이유로 중부화력에 민원 등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나 중부발전측에서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처해 있다. 또 임씨는 지난 2006년 2월과 지난 19일 충남도와 청양군에 각각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령화력 관계자는 "생체조사 등 현지 조사를 통해 확인을 해봐야 될 것"이라면서 "확인결과 송전설로로 인해 피해가 발생됐다고 규명이 된다면 비가림시설 지원 등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성면 용당리 고압송전선로는 기존선로 15만4000v보다 두배 이상 높은 34만 5000v의 선로로 설계, 총37기의 철탑을 건설, 주민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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