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③
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③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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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에너지 독립마을
한 농민이 SEEG社에 설치된 세계 최초의 바이오디젤 주유소에서 바이오디젤을 트렉터에 넣고 있다.
축산분뇨·잡목, 화석연료 밀어내다

오스트리아 무레크 마을 'SEEG' 설립
볏짚 등 발효 →바이오가스화 →전기생산
발전 부산물 등 유기질 비료로 농가 공급


오스트리아의 무레크와 독일의 윤데마을. 이곳은 지역에서 나오는 축산분뇨와 볏짚 등의 부산물로 전기와 열에너지를 만들어 자급자족하고 있고 이 시설들은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스트리아 동남쪽 끝 슬로베니아와 접한 무레크(Mureck)는 인구 1700명의 농촌이다. 그라츠의 버스와 택시 등에 쓰이는 바이오디젤은 이곳의 SEEG(The South Styrian Cooperative for Energy and Protein Production) 라는 농민 500여명이 만든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한때는 석유와 석탄은 물론 프랑스에서 원자력 에너지까지 수입했으나 이제는 남의 동네 이야기가 되었다

◇ SEEG(남스트리아 단백질에너지생산협동조합)의 탄생

1985년 곡물 가격 하락과 사료값 인상에 고민하던 이 지역 농민 셋은 버려지고 남는 농산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자고 결의한다.

3년 후 500여명의 농민이 함께 투자 해 SEEG는 출발한다. 유채로 바이오디젤을 만들기 시작해 지난 1991년에는 폐식용유 디젤을 상용화해 바이오연료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현재는 식물성, 동물성 기름 등으로 다양한 바이오디젤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디젤은 그라츠를 비롯한 전국 170여개 주유소에 공급된다.
칼 토터 SEEG 대표가 바이오디젤의 연료인 콩기름을 만지고 있다.

◇ 바이오에너지 삼총사

"무레크에서 생산되는 것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순환시키는 것. 바로 우리 회사의 철학이다. 또한 지역에서 에너지를 생산, 소비하기에 우리는 석유가격이 올라도 상관없다" SEEG 칼 토터 대표(65)의 말이다.

SEEG는 바이오디젤 생산(SEEG Mureck)과 열병합을 이용한 지역난방,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3개 회사로 되어 있다.

인근 돼지농장에서 나오는 축산분뇨와 옥수숫대, 볏짚, 유채대 등은 한데 섞여 발효시켜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것이 바로 무레크의 발전소, 외코스트롬(okostrom Mureck)이다.

또 지역난방회사인 나베르메(NAHWARME Mureck)는 주변 숲에서 벌목을 통해 얻은 자투리 목재와 폐목 등을 태워 물을 데우고 집집마다 연결된 13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정과 관공서, 학교 등의 난방을 책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사업성을 본 SEEG는 수익을 투자해 에너지 생산 회사를 하나씩 만들어 왔다.

이 바이오에너지 삼총사는 해마다 9000만유로(약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난방 부문에서만 석유 1500를 대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는 4만5천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갖는다. 마을에서 필요한 난방, 전기, 운송연료에 들어가는 에너지의 170%를 생산해 70%는 타지역에 되팔고 있다.

잡목과 축산 분뇨, 옥수숫대 등 버려지는 것들로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무레크에는 순환의 법칙이 있다. 유채씨로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는 돼지먹이로, 돼지똥으로 메탄을 만들어 발전을 하고, 여기서 나오는 액비는 고스란히 밭에 뿌려져 유채를 키우는 완전한 물질순환이 이뤄진다.
독일 윤데마을 바이오매스 발전소 전경. 둥그런 돔에는 축산분뇨 등이 들어 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 연 120만유로 매출

독일 농촌의 미래 '윤데마을'


독일 중부에 괴팅엔 윤데마을. 187가구의 마을은 주민 750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한 해 6000여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에너지 독립을 이룬 바이오매스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0년 괴팅엔대학은 마을에서 나오는 축산분뇨와 볏짚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바이오에너지마을을 추진한다. 윤데마을의 게르트 파펜홀츠씨는 "처음 바이오마을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반대는 없었지만 주민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와 휘발유 등 화석에너지가 언젠가 고갈될 것이란 점을 꾸준히 알리고, 설득해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렇게 3년이 지나 140가구가 투자해 바이오에너지 마을 건설에 나섰다.

마을에는 돔 모양의 바이오매스 시설물이 있다. 마을 축산농가에서 발생된 400여 마리의 소 분뇨는 이곳에 모아져 발생되는 가스를 태워 전기 에너지를 만들고 열은 동네 주민들의 난방용으로 사용된다.

생산되는 전기량은 윤데 마을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 2000㎿h의 2배 이상인 연간 5000㎿h가 만들어지고 열에너지는 마을 사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난방을 위한 파이프라인 설치비용이 들어 최근 이사 온 주민들과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노인세대 등을 제외하고 마을 전체 가구의 75%가 이렇게 자체 생산한 열과 전기를 공급받는다.

윤데마을은 전력 판매 등으로 연간 120만유로(약 19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시설 설치에 들어간 금융비용과 운영비, 인건비 등을 제외해도 연간 10만유로(1억6000만원)가량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주민들은 저렴하게 난방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연간 700유로(110만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윤데마을은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건초더미 등을 양질의 비료로 쓰면서 유기농업의 기틀도 마련했다. 현재 마을 농민 중 70% 정도가 이미 유기농으로 전환했거나 저농약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에너지 자급자족에 마을에는 일자리와 외지주민들의 이주도 늘어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독일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는 마을'로 공인한 윤데마을은 '독일 농촌의 미래'라고 불린다.
SEEG社 전경. 마을 아이들이 재생에너지를 표현한 그림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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