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담당공무원 "몸 열개라도 모자랄 판"
균형발전 담당공무원 "몸 열개라도 모자랄 판"
  • 남인우 기자
  • 승인 2008.11.09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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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등 비수도권 광역단체 대규모 상경 집회 준비
지역정치권과 24시간 정보교환… 정책 반대 비지땀

충북도 균형발전 담당공무원들이 요즘 죽을 맛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전이라면 이해할 만하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한 데다 정우택 지사도 출범직후부터 지역내 균형발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와 추구하는 이상이 전혀 다른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그들이 바쁜 이유가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가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완화의 핵심은 수도권 지역 공장들의 증설 허용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

이로인해 수도권 기업들의 지방이전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선택한 것은 결국 국가균형발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균형발전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것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정책 추진을 위해 뛰어다녔다면 지금은 정부정책에 맞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바쁜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이들이 움직이는 이유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충북뿐만 아니라 13개 비수도권 광역단체 모두 상황이 같다.

균형발전 담당공무원들은 현재 시민단체들과 대규모 상경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12일과 19일 중에 하루를 선택해 집회를 갖기로 했고, 13개 시도가 각각 최소 1천명씩을 동원하기로 했다.

시군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지역 정치권과 24시간 정보를 교환하며 항상 비상대기 상태다.

공무원 신분인 탓에 정부와 싸우는 일에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고 뒤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균형발전 담당자들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정신없이 바쁘다"며 "공무원들이 정부정책에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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