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에는 성역이 없다
취재에는 성역이 없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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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김 익 교 <언론인>

충청타임즈가 지난 19일부터 '空士, 지역에 毒인가 得인가' 주제의 기획 시리즈를 5회에 걸쳐 보도했다. 우선 이 기획물은 국가의 안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로 볼 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주요 군사시설인 공군사관학교가 지역발전에 득인가 실인가를 따졌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 기획물을 간략하면 그동안 청주시와 청원군의 개발이 기형적으로 이루어져 지정학적으로도 균형을 잃고 있음을 지적했다. 동으로는 우암산이 막고 있고 북으로는 전투 비행단과 청주공항, 동남쪽으로는 공군사관학교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공군사관학교가 자리한 동남쪽은 청주, 청원을 아우르며 젖줄 역할을 하는 무심천 상류쪽이다. 물길을 따라 자연스레 형성될 도시가 군용항공기지구역(비행 안전구역)으로 묶여 서쪽으로만 확장돼 안정되지 못한 모양새를 이루고 있다. 소음 또한 심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으나 해결은 없고 원성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는데도 기여도는 소리만 요란하고 미미하니 지역사회를 위해 적극 나서라고 지적하면서 '진해 군항제', '논산 병영축제', '계룡 군문화 축제'등을 예시했다

그동안 성역시 되어 온 주요 군사시설에 대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충청타임즈가 가감없는 메스를 가했다는데 독자들의 점수를 땄다. 무엇보다도 기획의도가 좋았다.

'취재에는 성역이 없다'는 언론의 명제를 보여준 기획물이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충북도내 혁신도시 이전대상이던 공공기관이 폐지되거나 통합돼 규모가 축소되자 지역신문들이 '충북 홀대론'을 들어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새정부 출범이후 '충북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여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면서 바람직한 일이다. 이것이 지역언론의 사명이고,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역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발표안을 조목조목 따져 그 당위성을 정부 입안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기사이기에는 미흡함이 있어 아쉬웠다. 물론 일부 언론에 해당되는 말이다.

다음달 중에 정부의 '3차 개혁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때도 충북이 홀대를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지자체 관계자들의 해명성 대책만 들을 게 아니라 주민들의 진솔한 바램에 비중을 두고 언론이 나서야 된다.

충청타임즈의 또 다른 기획 시리즈인 '대형마트 진출10년-지역경제명암'은 비록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지역에 입점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지역기여도에 대해 공개질의한 것을 바탕으로 했지만 심층취재로 4회에 걸쳐 보도해 독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지역의 돈을 갈퀴로 긁다시피 챙겨 가면서도 기여하는바가 적어 주민들의 지탄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보도자료 일지라도 지역을 위한 사안이라면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집중이 나왔으니 한마디 하겠다.

아무리 발상이 좋고 선택이 뛰어난 주제라도 취재가 부실하거나 편집이 짜임새가 없으면 금의야행(錦衣夜行)이나 다름없다.

특히 신문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수만자의 글자로 조합해 만들어내는 복잡한 물건이다. 취재에서부터 윤전기가 돌아갈때까지 전 종사원이 자기 일에 고도의 집중을 해야 된다. 그래도 탈이 많은 게 신문이다. 지역의 각 신문들을 모니터링하다보면 종사자들의 집중력이 부족함을 알수 있다. 늘 말하지만 신문도 상품이다. 집중력이 떨어진 신문은 안 읽히고 안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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