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제3공장 준공
하이닉스 제3공장 준공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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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 태 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하이닉스 제3공장이 완공되어 내일 준공식이 거행된다고 합니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두고 지역간 갈등이 치열했고 공장건설과정에서 불거진 말썽도 적잖지만, 그러한 모든 어려움을 딛고 이제 공장이 완공되었다니 축하할 일입니다. 당시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두고 빚어진 지역간 갈등은 수도권과밀억제정책이 무력화되고 국가균형발전정책이 껍데기만 남는 것이냐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서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지난 2007년 1월15일 청주체육관 앞 광장에서 '하이닉스 공장증설 청주시민궐기대회'를 연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그날 대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하이닉스 증설공장을 청주에 유치하기 위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닙니다. 역대정권이 일관되게 지켜 온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을 강화하고, 특히 참여정부의 간판격인 '분권·분산·균형 발전정책'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라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입니다. 하이닉스공장 증설문제는 최소한의 버팀목이며, 더 이상 풀 수 없는 마지노선입니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이닉스는 그리 길지 않은 연륜이지만 여러차례 파란을 겪었고 그 와중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1989년 5월 청주시 흥덕구 향정동 1번지에 본사를 둔 금성일렉트론주식회사로 출범한 이후 LG반도체로 회사 명칭을 고쳤는데 10년 뒤인 1999년 정부의 빅딜방침에 의해 강제로 현대전자산업에 병합되었습니다. 빅딜이후 곧바로 경영위기에 빠져 2001년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었고, 10월에는 채권단 공동관리로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2002년에는 해외매각의 위기에까지 내몰렸다가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빅딜로 인해 그나마 충북에서 가장 큰 기업의 본사를 경기도 이천에 내주어야 했습니다. 잘못된 빅딜, 거꾸로 된 빅딜이란 것은 그 당시에는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드러났지요. 그래도 우리고장 사람들은 2002년 하이닉스 해외매각의 위기 앞에서 범도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해외매각을 저지했습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하이닉스 제3공장 준공소식을 접하는 우리고장 사람들로서는 그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이번에 준공된 제3공장 이후의 증설과정이라든지, 정부의 지분 매각에 따라 달라질 기업소유의 향방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이닉스가 갖는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고장에는 유감()스럽게도 지역연고 재벌그룹 하나 없고, 토착자본 대기업조차 별무한 형편입니다. 이런 척박한 산업환경에서 LG그룹 계열사와 하이닉스는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한 몸에 모아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이닉스에 대한 감회에 앞서. 이명박정부가 인수위시절부터 국제경쟁력강화라는 미명아래 수도권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착잡합니다. 겉으로는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규제완화'라고 하지만 실상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을 폐기처분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나아가 지난 정부시절 서해안 개발계획을 시작으로 해서 남해안, 동해안으로 이어지더니 이제는 접경지역 개발까지 묶어 소위 ㅁ자 초광역권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충북만이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ㅁ자 초광역권 개발이 가져 올 국토파괴와 오염 등에 반대하며, 배타적 지역주의에 반대하지만, 충북이 홀대받는 상황에서 하이닉스 공장의 준공을 대하는 심사가 편치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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