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삼간은 태우지 말아야
초가삼간은 태우지 말아야
  • 이수홍 기자
  • 승인 2008.05.23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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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수 홍 부장 <서산>

미국 쇠고기 수입 논쟁이 끝 모를 질주만 계속하고 있다.

여야로 갈린 정국은 찬반의 충돌이 깊어져 국가적 에너지 소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곧 광우병으로 인식되면서 성년이 안된 10대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게 했다. 국회는 청문회를 열고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문 발표도 했다.

22일 급기야 대통령이 나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이 나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까지 일련의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정치력, 실망스럽다. 국민에 대한 사전 설명을 무시한 결과다.

먹거리의 안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없이 사실을 호도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본래 소는 초식동물인데 영국에서 풀 사료보다 동물의 사체를 갈아만든 사료를 소에게 먹이면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은 동물사료 성분이 들어있는 사료는 소 먹이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소뿐 아니라 우리나라 소도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소에게 동물사료를 먹인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쇠고기 광우병은 동물사료만 잘 챙긴다면 얼마든지 추방시킬 수 있는 문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칫 미국과의 통상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미 FTA를 놓고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자동차나 섬유분야에 대해 미국이 재협상을 들고 나온다면 역풍을 당할 수 있다고 통상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례로 중국산 마늘 수입이 급증하자 정부는 농가 보호를 목적으로 세이프가드(safeguard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 높은 관세를 부과해 중국마늘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중국이 한국산 유제품 등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교역품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우리나라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당시 중국정부가 공식 발표에 앞서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나라는 아예 의무 수입하기로 항복하고 말았던 사실이 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광우병이라는 등식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찬반 양측이 과연 무엇이 국가를 위한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이제부터는 무조건적인 반목보다는 고유가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내려는 발전적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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