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철값 상승으로 거리 맨홀 뚜껑, 학교 교문, 심지어 아파트 소화전까지 모두 뜯어가는 바람에 철이란 철은 남아나질 않는다. 최근 경유값이 휘발유가격의 95%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도로 위에 주차된 화물차량에서 경유를 훔쳐가는 기름절도범들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분위기를 보면 정말 "남편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농담이 실감날 정도다. 지난 28일 청주흥덕경찰서에 검거된 기름절도단은 외진 곳에 주차된 화물차량에서 너무나 손쉽게 그리고 순식간에 경유를 훔쳐갔다.
이들은 많은 양의 경유를 훔치기 위해 자신들의 화물차량에 고속펌프, 호스, 배터리 등 전문장비까지 장착해 충북, 대전,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안 그래도 고유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들이 전국을 돌며 화물차 100여대에서 훔친 경유는 3만ℓ로 시가 5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이처럼 기름 절도가 기승을 부리자 화물차 운전자들은 자체 보호장치를 만들거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밝은 곳에 주차를 하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가 상승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주름이 더 늘어날 판이다.
이럴때 그래도 기댈 곳은 경찰뿐이다.
더이상 생계형 범죄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중의 지팡이'의 믿음직한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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