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찾고 싶다
한 사람을 찾고 싶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2.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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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 대 헌 <시인>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보도사진'으로 본 2007년 지구촌은 여전히 피와 눈물로 얼룩져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함부로 흘려서는 안 될 고귀한 액체들이 인간의 지나친 고집과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억지로 누출되고 말았으니, 죽을 만큼 몸살을 앓아도 시원찮을 일이다.

우리나라의 세밑 풍경은 어떠한가. 1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두고 여기저기 비난의 아우성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거기에다 서해바다는 걷어내기도 벅찬 기름으로 얼룩져 있다.

후보자들의 토론회를 대하면서 느끼게 되는 당혹감은 크고 입맛마저 떫다. 동일한 주제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너무도 판이하기에 하는 말이다. "말도 안 된다"는 말로 상대방을 힐난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되는 말을 한 후보자가 대통령이 되어도, 문제고 안 되어도 걱정인 형국에까지 오고야 말았다.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의 틀이 깨진 상태에서 어떻게 미래의 협력을 그려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땅의 멋진 앞날을 꿈꾸는 정치가라면 적어도 막말을 해서는 안 된다. 화가 나더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이 막말인데, 누가 승자가 돼든 나중에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될 상대에게 막말을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제 얼굴에 침뱉기가 아니고 무엇과 다른가. '변명'에 급급해서도 안 된다. 새로운 결단을 방해하고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를 거부하는 변명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행동과 환경을 책임질 '변화'에 민감해야만 한다.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을 찾고 싶다!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은 '사심(私心)'이 없어야 한다. 모든 일에 국익(國益)을 창출해 내는 큰일을 해야 할 사람이 사사로운 마음에 얽매인다면 나라가 온전하겠는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심(公心)'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필요하다.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은 '통합(統合)의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인간에게 인격을 주는 원리로서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 마인드(mind)가 통합지향적인 사람이어야만 이 시대의 뿌리 깊은 분열을 없애는 중차대한 역사에 충실할 수 있으리라.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은 '헌신(commitment)'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개인의 명예를 높여보려고 가만히 구경하고 있으려니 괜스레 좀이 쑤셔서, 시대가 나를 부른다는 착각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이 없길 바란다. 자기 한 몸이 부스러져도 좋으니 국민을 위해 끝까지 봉사하겠다는 헌신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비전(vision)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은 미래에 대한 단순한 전망을 뜻하지 않는다. 비전은 통찰력이요, 선견지명(先見之明)이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는 가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

린다 론스타트(Linda Ronstadt)가 1973년에 내놓은 앨범 중에 나오는 'Love Has No Pride'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들어 있다. Love has no pride when I call out your name(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이름을 큰소리로 말할 때엔 자존심도 필요 없어요).

그 가사를 이렇게 바꿔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당당하고 기쁜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큰소리로 말할 때엔 한 점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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