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四神 … 왕의 상징
하늘의 四神 … 왕의 상징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4.01.01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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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청룡의 해' 역사·문화적 의미
존엄·고귀한 존재 … 전통·현대예술 속 사랑 받아
12지신 중 지명 사용 최다 … 충북도 154곳 달해
십이지신도-진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십이지신도-진신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드디어 밝았다. 새날 새아침, 희망을 품고 붉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역동적인 출발로 발을 내디딘 올해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靑龍)'의 해다. 전통적으로 청룡은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 등과 더불어 하늘의 사신(四神)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청룡은 동쪽의 수호신으로 도전과 변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세계의 거대한 변화 기류 속에서 청룡이 지난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되새겨본다.



# 성서로운 문화적 상징, 청룡

청룡(靑龍)은 동양에선 상상의 동물이다. 파란색은 젊음과 용기를 나타내는 색으로도 사용돼 길한 동물로 간주되고 있다. 청룡은 문화적 상징코드로도 많이 사용했는데 그중에서도 황제와 지배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왕실 예복에 자주 그려지기도 했다. 특히 조선의 왕들은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라는 상징적 의미로 용포를 입었다.

용(龍)은 물을 다스리는 영험한 동물이다. 청룡은 비와 물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고 믿어 다산과 농경의 중요한 상징으로 여겼고, 악귀를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바다를 다스리는 신을 용왕(龍王)이라고 칭하고 바닷가 어민들의 전통신앙으로 용왕제를 지내고 풍어제를 지내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용은 한국 전통예술과 디자인에서 인기 있는 모티브다. 청룡은 행운과 성공, 번영을 촉진하는 강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선조는 민화나 도자기, 문자도, 벼루 등 생활장식품에 용을 그리거나 새겨 나쁜 기운을 막는 수호적 의미로 삼았다. 현대에선 조선시대 배경 게임과 역사배경 온라인 게임 중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천하제일상 거상에서는 플레이어가 쓸 수 있는 강력한 고급 환수계 괴물인 다섯 신수들 중 하나로 등장할 정도로 용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시공을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 지명으로 사용된 용, 충북 154곳

용은 열두 띠 동물 중 지명으로 가장 많이 쓰인 동물이기도 하다. 2021년 국토지리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고시 지명 약 10만개 중 열두 띠 동물 관련 지명은 4109개(4.1%)다. 이 중 용과 관련된 지명이 1261개로 가장 많다.

충북은 도내 154곳 지명이 용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마을이 103곳으로 가장 많았고 산 31곳, 하천 6곳, 평지·저수지 등 기타 14곳이다. 이중 `청룡'이란 지명을 쓰는 마을은 청주시 가덕면 청용리(靑龍里), 괴산군 청안면 청용리(淸龍里), 음성군 삼성면 청용리(淸龍里)가 있다. 또 용과 관련된 지명 중에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는 이유로 이름이 붙여진 경우가 많다. 산 능선이 이어진 모습을 아홉 마리 용으로 본 `구룡산'과 `구룡마을'이 도내 곳곳에 있고, 진천군의 친환경 생태환경의 `미르숲', 단양군에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해 이름 붙여진 용두산, 제천시에는 용이 엎드려 있다고 하여 `하용곡' 등 다양한 지명이 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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