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예와 재외동포 뿌리의식
한글서예와 재외동포 뿌리의식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0.1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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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나 기 정<전 청주시장·해동연서회 고문>

지난 8월 중국의 연변 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한 · 중 서예전이 열렸다. 한국 청주의 '해동연서회'와 중국 연길의 '조선글서법가협회'가 공동 주최했고, 중국 '내몽고자치구서법가협회'도 참여한 2국 3지역의 국제서예전이었다. 전시작품은 한자(漢字)서예와 한글서예 그리고 몽고문자서예 모두 150여 작품이었다.

해동연서회(회장 김동연)는 올해 8년째 중국의 연길, 청도, 하얼빈, 진황도, 장춘, 집안, 내몽고 호화호특 등 여러 도시와 서예교류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길시에서는 한글서예에 힘을 기울여 '연길시조선글서법가협회'의 발전을 도왔고 이들이 초등학교와 유치원과정에서 한글과 한글서예를 가르치고 있다.

이 활동은 우리 글을 통해 민족의식을 심는 대단히 뜻 깊은 일이 되고 있다. 서예를 배움으로써 우리의 선인들이 남긴 시조와 격언을 통해 그 정신을 배우게 되고 한글의 과학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알고 민족의 긍지를 가슴속에 심게 한다.

올해 1월 중국 하얼빈시에서 조선민족예술관(관장 서학동)에 '안중근 의사 기념전시실'을 개관한 바 있다. 여기에도 안중근 의사를 숭모하는 청주인 30여명이 뜻을 모아서 자료수집과 사업비 일부도 지원하여 조선족 3세인 서학동 관장의 열성으로 결실을 본 것이다.

전시실에는 안 의사에 관한 자료와 해동연서회 회원들이 기증한 안의사 관련 한글 서예가 전시되었고, 특별히 2004년 하얼빈 국제 눈조각대회에서 청주예총이 참가하여 동상을 수상한 작품 '거룩한 손'(안 의사의 두손모아 평화를 기도하는 斷脂된 손)을 브론즈로 조형물을 제작하여 작품 앞면에 조국광복과 동양평화를 위한 안의사의 염원을 기리는 글을 새겨 영구 보존하도록 기증했다. 제막식에는 하얼빈시 정부를 대표해 부시장이 참석하여 축사를 했고, 그 때 동행했던 청주인들 모두가 보람을 느낀 바 있다.

문자의 발상은 인간의 의사 및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에서 비롯되고 활용되었지만 문자의 기록을 예술로서 승화시켜 문자가 담고 있는 뜻과 문자모형의 멋이 조화를 이루어 높은 경지의 인간의 감성을 표현한 예술이 서예이다.

청주의 '해동연서회'는 중국과 일본에 퍼져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한글서예를 보급하는 일을 회원들의 정성으로 어렵게 진행하고 있다. 외국의 동포들과의 교류와 청주 국제서예대전 개최를 통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세계적 수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수백점 확보하였고, 문방사우(文房四友)의 귀중품 1000여점을 기증받아 세계문자 서예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直指)의 고장에서 인류 문자문화와 서예의 본고장으로 뿌리내림을 시도하는 해동연서회와 청주 청원 서예인들의 꿈이 이루어 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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