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수의사 예리한 눈썰미 신속한 신고 발빠른 방역 가능
노련한 수의사 예리한 눈썰미 신속한 신고 발빠른 방역 가능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3.10.24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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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정재관 수의사 `소 럼피스킨병' 첫 신고
모낭충증 등과 비슷 … 사전 지식·정보로 빠른 판단

 

전국으로 확산 중인 소 럼피스킨(Lumpy Skin·괴상피부)병 첫 신고자는 충남 서산의 한 수의사였다.

20여년 경력의 수의사 정재관 원장(사진)은 지난 19일 점심 무렵, 서산시 부석면 지산리 한 한우농장으로부터 진료 의뢰를 받았다.

`소가 사료를 잘 먹지않는다'는 전화였다. 농장을 방문, 해당소가 고열증세를 보임에 따라 몸에 청진기를 대는 순간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혹들이 울퉁불퉁 만져졌다.

이때까지도 정 원장은 럼피스킨병을 의심하지 않았다.

유충이 피부를 뚫고 나오는 모낭충증이나 소쇠파리구더기 증도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옆칸에 있는 소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도 온몸에 혹이 나 있었다.

정 원장은 “최초 진료한 소에서만 혹이 만져졌으면 모르겠는데, 옆칸 소까지 그러니 아무래도 럼피스킨병 같아 시 가축방역팀에 신고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럼피스킨병이 유럽, 중국, 대만을 거쳐 동진하고 있다고는 들었지만, 아직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 솔직히 확신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수의사 공부중 럼피스킨병에 대해 배웠고, 지난해 우병학회 세미나에서도 이 병에 대한 강의를 들은 게 빠른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검사를 위해 의심 증상 소들의 가검물을 채취하는 것까지 도와주고는 곧바로 열흘간 격리됐다.

정 원장은 “그동안 2박3일 이상 쉬어본 적 없었기에 몸은 편할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더 확산할지 걱정돼 마음은 매우 불편하다”며 “최대한 빨리 상황이 종식돼 농가와 우리 수의사들 모두 피해가 적기를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방역 관계자는 “자칫 다른 질병으로 여기고 넘어갔을 수도 있던 것을 정 원장이 날카롭게 분석해 신고함으로써 빠른 방역에 나설 수 있게 돼 어찌 보면 천만다행”이라고 평했다.

/서산 김영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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