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 중고차시장 할부고객 발길 `뚝'
高금리 … 중고차시장 할부고객 발길 `뚝'
  • 김태욱 기자
  • 승인 2023.01.02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 금리 20% 육박 … 소비자 신용 높아도 무용지물
재고 금융 50~60% 축소 … 충북 매매업자 피해 호소
신차 구매 ↓·매물 확보 ↓·대출이자까지 … 폐업 악순환
2일 청주시 청원구 주성동 중부자동차매매단지에 중고차들이 늘어서 있다. /충북중고차딜러협회 제공
2일 청주시 청원구 주성동 중부자동차매매단지에 중고차들이 늘어서 있다. /충북중고차딜러협회 제공

 

“가격은 내려갔지만 금리가 올라 문제죠. 가격이 비쌀 때보다 더 부담스러워요.”

최근 김모씨(30·청주시 서원구)는 고민이 많다. 직업 특성상 차가 필요한데 금리가 올라 중고차 구매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중고차 가격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시불 구매는 어렵다”며 “결국 대출이나 할부로 사야하는데 금리가 너무 높아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점수 900점 초과(NICE 기준)를 대상으로 한 중고차 금융 상품의 최고금리는 19.90%에 달한다. 신용등급이 높아도 약 20%에 달하는 금리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중고차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모씨(33·청주시 흥덕구)는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아 괜찮은 중고차로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금리를 보고 포기했다”며 “주변에서도 매물을 알아보다가 포기하고 차를 수리해서 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어려운 것은 중고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캐피탈사가 중고차 재고 금융을 50~60%까지 축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고 금융에 의존하는 충북지역 중고차 매매업자들의 피해가 크다.

중고차 재고 금융이란 캐피탈사가 매매업자에게 중고차 매물 구매 용도로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제공하는 단기 대출이다. 예를 들어 매매업자가 3000만원짜리 중고차를 구매할 때, 재고 금융이 70%라면 매매업자는 캐피탈로부터 21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역 개인사업자가 중고차 매물을 확보하려면 재고 금융 이외의 선택지는 없다. 통상 매매업자들의 10~20%만이 자기자금, 나머지 80~90%가 재고 금융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자 중고차 재고가 쌓여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중고차 가격은 하락했지만 매매업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재고 금융이 축소돼 매물 확보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 대출 이자까지 인상돼 폐업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충북중고차딜러협회 신정윤 회장은 “18년동안 중고차 업종에서 일해왔지만 지금과 같은 빙하기는 처음”이라며 “중고차 재고 금융이 축소된 것은 물론 캐피탈측에서 대출 기간 연장도 거부해 매매업자들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차뿐 아니라 신차 구매도 줄었고 디젤 차량은 거의 거래가 없다”며 “신차 구매가 없으니 재고 수급이 어렵고 있는 재고는 팔리질 않으니 매매업자들이 재고를 그대로 끌어안고 폐업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김태욱기자

ktwr8242@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