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주부'는 피곤하다
'피오나 주부'는 피곤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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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화려함 아닌 피곤에 찌든 주부일 뿐
가사일을 완벽히 해내면서도 사회활동도 열심인 멋진 아줌마, 이른바 '피오나 주부'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피오나 주부는 능력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피곤에 찌든 주부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청주 용암동에 사는 주부 양모씨(32), 양씨의 하루는 바쁘기만하다. 아침식사 준비부터 낮에는 결혼식 하객대행 아르바이트와 에어로빅 수강, 밤에는 식사와 청소, 빨래까지, 잠자는 4시간을 빼고는 쉴 틈이 없다.

양씨처럼 낮에는 우아하게 취미, 사회활동을 하고 밤에는 억척스럽게 집안일을 하는 이른바 '피오나 주부 증후군'이 번지고 있다.

미모의 공주와 괴물 사이를 오가는 만화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않는 능력 있는 주부라는 뜻이다. 하지만 피오나 주부는 피곤한 주부에 불과하다는게 주부들의 말이다.

"그런 주부가 어딨어. 스트레스 받아", "진짜 그렇게 하다간 골병들지, 겉에서 볼 때만 멋져."

또 다른 주부들은 만능주부를 원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안따라가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하나만 잘하면 안쳐주는 분위기라 집에서도 애들이 예뻤음 좋겠다. 엄마도 좀 날씬했음 좋겠다. 그런 말 들으면 자존심도 상하고." (주부 김모씨)

전문가들은 피오나 주부 신드롬은 주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슈퍼우먼형 여성상이 강조된 것 뿐이라고 지적한다.

김규희 이화여대 사회학 연구원은 "피오나 주부 신드롬을 긍정적으로 보는 면들도 결국은 누구의 시선인가, 누구를 위한 피오나 공주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계속해서 사회가 그렇게 슈퍼우먼을 원하는 거라면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가사와 사회활동,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낼 것을 요구받는 요즘 주부들, 하지만 그 피해자는 결국 주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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