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탐방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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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6.2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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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유물전시관
시간을 건너와 숨쉬는 백제문화 재탄생

 소 개
백제유물전시관은 청주신봉동백제고분군은 사적 제319호로 인근에 2001년 개관했다. 1982년부터 1996년까지 신봉동 일대 백제고분군에서 발굴된 토기와 마구·철기·검 등 유물 900여 점을 전시한다. 송절동전시관과 봉명동전시관·신봉동전시관·인터넷검색관·영상관 등이 있으며, 야외에는 토광묘를 전시하는 야외전시관이 있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문의 : 043-263-0107)
▲ 신봉동 잭제유물전시관 전경 "신봉동 백제고분군은 산 전체가 빽빽한 무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00여개의 무덤으로 덮여 있던 이곳은 발굴조사 이전부터 도굴꾼들 사이에선 이미 유물이 많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합니다. 1982년부터 6차례 발굴조사를 실시했지만, 그 많은 무덤 중 처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더구나 하나의 무덤에 최소 2∼3번 도굴된 점으로 보아 뛰어난 백제유물이 유출된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백제 권역 최대 무덤 유적지 ▲ 발굴조사현장을 그림으로 그려진 게시판 앞에서 설명하고 있는 강민식 학예사

백제유물전시관 뒤편으로 너른 구릉지가 모두 무덤이었다는 강민식 학예사의 설명은 신봉동 백제고분군이 백제 권역의 최대 무덤 유적지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둥근 야산으로만 보이는 이곳이 역사의 시간을 뛰어 넘으면 우리 문화의 싹을 틔운 백제의 땅을 밟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거대한 죽음의 공간이 오히려 시간을 건너와 살아 숨쉬는 백제문화를 재탄생시키고 있다.

단절과 이음을 반복하는 긴 역사의 고리 속에서 새로이 백제의 상징물이 되고 있는 백제유물전시관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백제사 600년은 청주 역사의 서막이라는 말을 입증하듯 청주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표가 있다. 역사 속에서 청주는 삼국시대 초기 마한의 땅이었다가 백제의 중앙세력이 커지면서 상당현으로 편입된다. 이는 한성의 풍납토성과 공주, 부여로 이어지는 백제문화권이 확대되면서 청주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신봉동 고분군이 증명하고 있다.

강 학예사는 "도굴이 심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발굴 조사지만 쇠갑옷, 투구, 둥근고리 큰칼, 창 등의 무기류와 재갈 등의 마구류, 단지, 손잡이잔, 바리 등의 백제 유물이 출토되었다"며 "철기와 토기 등 다른지역 유물보다 뛰어난 백제유물이 출토된 이곳은 청주가 백제의 중심은 아니었지만 백제의 영역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매장문화는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으로 잘 변하지 않는 특색이 있다"며 "무덤양식과 출토물을 통해 어느 나라의 양식인지 파악할 수 있으며, 그 나라와 시대에 어떤 문화가 형성되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백제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전시장은 유적지별 무덤군을 시대상에 따라 전시해 놓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송절동유적 전시장은 송절동 일대에서 발굴조사된 백제고분군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미호천과 맞닿아 있는 송절동은 2∼3세기에 만들어진 마한 시기의 무덤 유적지로 철기와 구슬, 둥근 바라가와 단지 등 원삼국 시대의 토기를 볼 수 있다.
▲ 신봉동 백제유물전시관과 뒤편의 백제고분군 자리. 봉명동 유적전시장은 1998년 발굴된 토광묘에 관한 자료를 전시해 놓았다. 봉명동 유적은 마한에서 백제로 넘어오는 4세기 후반의 역사 유적지로 백제가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가던 시기다. 무덤에서는 바닥이 둥근 단지와 바라 굽단지, 아가리구멍토기, 손잡이 단지 등 다양한 토기가 출토되었다. 또 무기류·마구류 등의 철기류와 함께 말모양의 허리띠 장식이 나와 당시 백제의 영역 확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새김글인 '대길(大吉)'이라 적힌 청동 말방울이 이곳에서 출토됐다. 명암동 유적전시장은 어깨단지, 작은단지, 병모양토기를 전시하고 있다. 백제가 서서히 대외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의 유적지로 명암동유적에서는 화덕이 설치된 집터가 발견되어 백제시대의 움집터와 주거 형태 등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무기·토기류 등 다양한 유물 전시 신봉동유적 전시장에는 쇠갑옷과 투구, 둥근고리 큰칼·손칼·화살촉·창 등의 무기류와 발걸이·재갈 등 마구류, 단지·바리·손잡이잔 등의 토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 전시장은 무덤군으로 구분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신봉동유적)


청주 백제유적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신봉동 고분군에서는 특히 갑옷과 철제 무기류, 뚜껑접시 등이 출토돼 가야나 일본의 유물과 유사한 점으로 볼 때 대외교류가 활발했음을 알게 한다. 출토 토기 중 표면에 새발자국 무늬가 찍힌 새발자국무늬단지는 전남지역과 일본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문화 전파 경로를 파악하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삶터와 무덤을 엿볼 수 있는 가경동유적과 청원주성리유적에서 백제유물들이 발견되어 역사적 연구 자료에 귀중한 단초가 된다.

전시관에는 백제와 관련해 백제 무덤의 종류와 삼국시대 지배층의 무덤, 무덤 축조 과정, 널무덤 재현 과정을 보여준다. 또 영상물으로 보는 백제역사와 문화와 백제의 관품과 복색 등을 모형으로 전시, 이해를 돕고 있다.

▲ 새벌자국무늬가짝한 단지로 전주와 일본에서도 나타나는 등 문화 전파 경로를 알 수 있는 유물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덤의 역사가 스러져간 백제를 다시 세우고 있는 전시관을 탐방하며 청주를 생각해 본다. 시간의 길이를 길게 풀어놓아 보아도 늘 중심에서 빗겨나 있던 청주. 역사의 반추는 죽은 시간을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열쇠를 발견하는 일이다. 청주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 되어 빛바랜 물음을 해온다. 찾아오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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