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인간이 의지할 자리 제공"
"종교는 인간이 의지할 자리 제공"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6.19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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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정사 무아 주지스님, 독거노인 도시락 제공
"탐 내고, 화를 내며, 어리석은 생각으로 고통받는 마음 즉, 삼독심(三毒心)에서 벗어나는 수행법의 하나가 보시입니다. 봉사를 하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면서 부처의 사상을 조금씩 깨우치는 것이지요."

대한불교조계종 법인정사(청주 상당구 율량동) 무아 주지스님은 청주지역의 독거노인과 장애가정 53가구를 대상으로 점심도시락을 무료 제공하는 '불지촌(佛地村)'을 운영한다.

지난 2004년 사찰 인근을 중심으로 청주 우암·율량동의 8가구에 전달하던 도시락이 3년이 지난 현재는 50여가구가 넘어 총 71개의 도시락을 준비한다.

사찰 내 신행단체 회원 42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무아스님의 일손을 돕는 가운데 매일 오전 8시 30분 불지촌의 하루는 도시락 만들기에 분주하다.

주말을 제외한 5일 동안 7∼8명씩 팀을 구성해 4찬 1국을 조리하는 것은 물론, 집집이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무아스님은 "종교의 역할은 고통받는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며 "불교에서는 삶의 고통과 아픔에서 벗어나는 수행법으로 염불 기도를 하거나 경전·독경 암송, 108배 외에 타인을 위해 육체를 움직이는 보시도 그 중 하나다"고 말했다.

무아스님은 이어 "불자들에게 덕을 쌓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도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방법이다"며 "보시할 때는 베푼 것에 대한 대가를 바라는 집착의 마음을 품지 말 것을 봉사자들에게 당부한다"고 밝혔다.

봉사가 때론 두려움으로 다가올때가 있다는 무아스님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행여 자활의 의지보다 의존하고 현실에 주저앉는 독(毒)으로 작용할까봐 두렵다"고 지적하며 "그래도 보시가 사회의 그늘과 어둠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도시락을 제공받는 수곡동에 거주하는 부자가정의 아버지가 "중학생인 아들에게 '스님과 같은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회인으로 성장하라'고 당부했다"는 등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면 보시를 통한 포교활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무아스님은 "상대를 미소를 짓게 하는 힘은 나를 버리고 타인의 마음을 받아들일때 가능하다"며 "부처는 늘 멀리 있지 않고 내 마음에 있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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