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멈췄다
도시가 멈췄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12.10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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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 … 밤거리 어둠 잠식
충북대 중문 일대 오후 9시 이후 간판 불빛 사라져
헌팅포차 등 중점 관리시설 상권은 아예 장사 접어
핫 플레이스 청주 율량동 먹자골목도 적막함만 가득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9일 오후 9시 청주시내 번화가인 충북대학교 중문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조준영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9일 오후 9시 청주시내 번화가인 충북대학교 중문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조준영기자

 

“순식간에 거리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습니다.”

들뜨고 화려함 대신 조용하고 어두운 `블랙아웃 연말'이 찾아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9일 충북 지역 밤거리는 어둠에 잠식됐다.

이날 오후 9시쯤 청주시내 대표 번화가인 충북대학교 중문 일대. 휘황찬란한 간판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거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헌팅포차', `감성주점'등. 중점 관리 시설이 주를 이루는 상권은 `잠시 멈춤'에 들어갔다. 업소 상당수는 매장 영업금지 시간(오후 9시)과 별개로 아예 장사를 접었다.

주점 관계자 정모씨(37)는 “오후 9시부터 매장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을 열어봐야 뭣하냐”며 “업종 특성상 낮 장사도 할 수 없으니 당분간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문을 연 곳 역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한 푼이 아쉬워 영업했으나 손에 쥔 건 찾아온 손님들의 불만뿐이었다.

한 술집 주인은 “매장 영업금지가 이뤄지기 한 시간 전엔 손님을 내보내야 한다고 치면 실질적인 장사 시간은 2시간 남짓”이라며 “오늘도 찾아온 손님들을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적잖은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대게 2차 술자리가 이뤄지는 50㎡ 미만 소규모 업소도 장사를 공치는 건 매한가지였다. 대형 업소가 문을 열지 않으면서 애초부터 거리를 찾는 발길이 줄어서다.

일부 업소는 `안주 배달'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

다른 번화가도 사정은 비슷했다.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율량동 번화가조차 휑하기 그지없었다. 평소라면 취객으로 붐볐을 먹자골목은 적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쉬는 날 없이 달려왔더니 강제로 쉬게 하네요', `코로나 덕분에 잠시 쉬어갑니다'. 대부분 업소는 안내문만 내건 채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문을 연 일부 업소에서 술을 마시다 영업금지 시간에 맞춰 거리에 나온 인파도 썰물처럼 사라졌다.

시민 유모씨(34·청원구)는 “그냥 집에 가기 아쉬워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나 일행 모두가 들어갈 만한 업소를 찾지 못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라는 게 이제야 피부로 느껴진다”고 푸념했다.

충북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α'조치를 강화한다. 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 식당과 카페도 영업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식당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카페는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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