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효과에 李-朴 촉각
홍준표 효과에 李-朴 촉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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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확정… 경선구도 변화 가능성 타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대선 경선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의원이 경선구도 변화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의원의 한 측근은 23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중도와 진보진영의 지지까지 이끌어내기 위한 외연확대를 위해 깊은 고뇌를 했으며,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당 대선경선 출마를 결심하셨다"면서 "27일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대선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박근혜 양 캠프는 홍 의원의 경선참여가 향후 당내 경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모래시계' 검사로서 386세대의 향수를 바탕으로 한 수도권 지역의 두터운 지지층이 폭발력을 발휘한다면 이명박, 박근혜 '빅2'의 구도가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 의원의 특유의 '입심'으로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측에 대해 맹공격에 나선다면 경선구도의 또 다른 저격수로서의 상황 반전이 예상된다. 지지율의 변화 추이 못지 않게 양 캠프가 '홍준표 효과'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시장은 23일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시·군의회의원 한마음체육대회에 참석해 홍준표 의원의 경선출마 선언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이 결심한 것이고 저는 본인의 결심을 존중하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전 시장측 대변인인 진수희 의원은 이날 여의도 모 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홍 의원은) 수도권 출신인데다 입심이 대단하신 분이라 경선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이 전 시장의 지지층이 빠지긴 하겠지만, 그렇게 크게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어 "지난 2002년 2007년 두번의 대선을 놓고 봤을 때 호남과 충청지역의 연합이 위력을 발휘했으나 호남·충청표는 영남표로 상쇄되고 결국 수도권에서의 표 차이가 결과로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준표 의원이 나온다는 것은 사실 오래 전부터 있던 얘기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본선 민심을 기반으로 당심을 변화시키자는 것이 이 전 시장의 전략인데 그런 기조에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홍준표 의원 출마에 희색을 나타냈다. 수도권 지지성향인 홍 의원이 이명박 전 시장표를 잠식하게 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자연스레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1위와의 싸움 형태로 진행되는 경선 과정에서 다자구도가 마련된다는 것 자체가 박 전 대표쪽에서는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출마는 오랜만에 들리는 낭보"라면서 이 같은 기대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는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면서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처럼 수도권 기반이고 지지자 스펙트럼도 비슷해 이 전 시장의 표가 깎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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