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예마스터십과 남북무예교류협력
세계무예마스터십과 남북무예교류협력
  • 나영일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 승인 2019.01.2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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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영일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나영일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최근 중국 태극권 고수와 격투기 선수가 대결한 동영상이 화제다. 동영상에서 중국 태극권 고수가 종합격투기 강사에게 몇십 초 만에 KO 당하는 모습은 실전 싸움에서 태극권이 형편없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중국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깎아내렸다.

격투기 강사가 태극권은 사기라고 하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면서 도발을 하자 중국의 한 갑부는 중국 무림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수십억원의 상금을 걸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 태극권 고수가 격투기 선수를 꺾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고대올림픽에서부터 유래한 복싱과 레슬링을 결합한 판크라티온이라고 불리는 격투기가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무예라는 것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태극권이 무협지에 나오는 신비한 무예인지 아닌지는 대회를 통해서 결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길고 짧은 것은 겨루어봐야 한다!

우리는 이소룡, 이연걸, 성룡 주연의 홍콩과 할리우드의 무협영화에서 씨푸! 마스터(Mast er)!라고 스승을 지칭하는 장면을 자주 보았다. 사부(師父)!를 말하는 중국식 용어는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을 높여서 아버지와 동격으로 이르는 높임말로써 `스승'을 말하고 대가(大家)나 고수(高手)를 지칭한다. 영어로 마스터는 특정분야의 달인 또는 스승이란 뜻으로 쓰이고, 석사학위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골프, 테니스, 마라톤 등에서도 마스터들이 겨루는 대회는 최고의 대회를 뜻한다.

올해 8월 말부터 9월까지 충주에서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열린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각국의 무예 고수들이 모여서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무예는 자기 방어 및 자기 보호의 기본적인 역할과 함께 겨룸을 통한 상호 존중을 실현하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 스포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신체문화다. 중국은 무술, 일본은 무도란 말을 더 선호했다면 우리나라는 무예란 용어를 더 좋아했고,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무예를 통한 자아 완성, 무예를 통한 인류 평화와 화합, 무예를 통한 인간과 자연의 능동적 관계 확립과 같은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이념은 평화, 자유, 정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유네스코의 이념과 일맥상통하기에 이번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유네스코가 후원한다.

지난 70년간 남과 북은 이념대결을 펼쳐오면서 스포츠를 총성 없는 전쟁으로 인식하고 서로 대결을 했다. 작년 이후로 남북의 화해분위기가 이루어지면서 남북의 두 정상은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를 하자고 작년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밝히면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11월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 남북한의 씨름이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등재되었다. 이는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가 우리를 하나의 민족으로 인정해주는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사건으로 민족의 경사이기도 하다.

남과 북의 관계가 새롭게 바뀌고 있는 이즈음에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북한팀이 참가한다면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북한이 씨름은 물론이고 태권도, 레슬링, 유도와 같은 무예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하여 세계인들과 겨루게 된다면, 남북의 동질성과 함께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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