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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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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주빛 속바지
용성초 4-3 정다솔

얼마 전의 일이다. 햇빛이 잘 드는 안방에 뒹굴고 있었다. 나는 심심해서 쓸데없이 장롱을 열었다 닫았다 하였다. 나는 서랍에서 보이는 옷들을 보고 생각했다. 바로 엄마가 지금 입지 않는 옷을 오려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한 서랍을 열어보니 엄마가 옛날에 입었었던 여러 색깔의 속바지들이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도 밑에는 예쁜 무늬로 장식되어 있고, 자주 빛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속바지를 선택하였다. 나는 그 속바지를 들고 엄마가 일하시는 부엌으로 달려갔다. 엄마께 허락을 받고 나는 내방에서 테이프, 가위를 들고 만들 준비를 했다.

쓱싹쓱싹 가위질이 이리저리 맘대로 움직였다. 나는 맘대로 생각 없이 오렸다. 그러니 어느새 무슨 모양인지 모르는 생김새가 나왔다. 가운데는 들 수 있게 끈이 생겼고, 가운데 안쪽은 무엇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었다. 바로 그때 생각이 났다. 무엇을 들 수 있고, 무엇을 넣을 수 있는 공간! 바로 가방이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성껏 열심히 해서 완성시켰다.

처음 보는 사람은 무엇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오늘을 되살펴보며 나의 추억이 될 만한 물건이었고, 하루였다. 그래서 나의 추억들이 다 담긴 추억의 상자 속에 간직해두었다. 지금도 추억의 상자를 열어보면 자주 빛을 고스란히 담고 잠들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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